IT 기획자의 모방과 창조 사이

이번 소스코드 무단복제 관련 포스팅으로 스마트플레이스에 많은 분이 찾아주셨고, 많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수백 개의 덧글과 수십 개의 트랙백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포스팅 이후에 게재된 수많은 의견들이 소모적 논쟁으로 치부되거나 비생산적인 결말을 맺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자 깨달음 하나씩은 있어야겠죠.

주변 개발자 분들은 이번 글을 보면서 그간 거리낌없이 Copy & Paste하던 습관을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번 과정으로 그간 관행처럼 성행했던 코드 복제와 저작권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개발자의 시각이 아닌 기획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IT에서의 모방(복제)과 창조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IT 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죠. MP3 플레이어만 봐도 기능과 디자인이 비슷한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쟁사에서 독특한 발상의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되면, 철저한 분석 후에 장점은 따라 하고 단점은 보완해서 더 나은 제품이 시장에 나옵니다.

그나마 하드웨어는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투입되는 시간이 소프트웨어에 비해서는 덜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한 제품이 갖는 프리미엄 효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WWW 서비스는 선점의 효과보다는 마케팅에 의한 후광효과가 더 큽니다. 그래서, 작은 벤처 등이 고생해서 만든 서비스의 아이디어와 기능을 모방하여 서비스를 오픈하고 이를 잘 포장하는 경우를 발견하곤 합니다.

소스코드나 콘텐츠는 저작권의 표기와 인식이 비교적 명확한 반면 아이디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기획안 등은 특허나 실용신안을 신청해 지적재산권으로서 보호하지 않으면 저작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즉, 저작권은 등록절차 없이 보호되는 저작물로서 문학, 예술 그리고 프로그램 등이 그 범주에 속합니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자동으로 부여되는 것이죠.

하지만, 아이디어의 산물인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는 BM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지 않으면 쉽게 이를 모방하고 흉내낸 제품이 경쟁자들에 의해 출시될 수 있습니다. TV에서 방송되는 각종 쇼 프로그램도 이웃 일본이나 해외의 프로그램을 모방해서 만들어내는 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합니다. 인터넷 서비스도 해외에서 좀 떴다 싶은 것들은 국내에서도 시도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소스코드 복제처럼 문제시 삼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모방의 수준에 따라 다르겠죠. 서비스의 컨셉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기능 구성이나 서비스 프로세스가 차이가 있다면 모방보다는 재창조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울 것은 없다.’라는 진리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창조되는 것들은 동서고금에 이미 창조된 것들을 참고해서 진화되어 재창조된 것들입니다. 즉, 타인의 아이디어를 참고하는 것은 문명을 진화시켜가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 없는 무차별적인 복제는 문명을 진화시키기는 커녕 퇴하시킬 것입니다.

기획자는 주변의 가치 있는 제품을 체험하고 배워서 더 나은 가치를 가진 생산물을 창조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하지만, 주변의 제품을 복제하는 붕어빵 장사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붕어빵을 진화시켜 잉어빵으로 재창조해야겠죠. 단순 모방, 복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샘솟는 샘물을 막히게 하는 돌멩이입니다. 돌멩이가 많아지면 먹을 물조차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 IT 시장에 보다 맛깔스러운 샘물이 끊임없이 샘솟아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고 가치있게 하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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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s log - web 2.0 and beyond 2007-02-04 19:02:51
웹 2.0 시대의 모방과 창조
(이 글은 RSS 리더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태우’s log를 직접 방문해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 )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서처럼 웹 상에서 볼 수 ...
▒▒ [ BKLove's Blog ] ▒▒ 2007-02-05 14: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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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화,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특징중에 하나는 복제하기가 너무 쉽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발전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쇄기의 발명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매번 우리가 서양보다 빨랐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하잖아요. 어떤 글(지식)을 여러장 쉽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지식 발전에 커다란 획을 그었습니다. 인쇄기가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
zoops 이야기 2007-02-09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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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martplace.co.kr/trackback_post_97.aspx 의 트랙백 일딴 이 글은 라이센스에 대한 내 글이 오해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변명.. 혹은 부연설명을 하는 포스팅이다.  저작권이란것이 분명히 보호받아야 한다는것을 부정하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것은 어디까지가 표절이고, ...

wuudam 2007-02-04 11:51:38     답글 삭제
어쩐 저작물을 제작할때 무엇을 참조했으며 자신이 생각하고 첨가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리는것은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학술계통은 이러한 그나마 많이 정착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비즈니스쪽은 전혀 안그렇죠. 논문이나 학술계통의 서적을 보면 수많은 페이퍼들이 레퍼런스로 들어가 있죠. 이런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저작물이 나올때까지 영향을 준 모든 자료와 논문들을 공개하는 관행으로 볼수있습니다. 전 이러한 제도나 관행, 윤리가 학술계뿐만아니라, 여러곳에서도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oojoo 2007-02-04 12:40:21     삭제
적절한 지적입니다. 학계에서는 레퍼런스 표기 등을 통해서 참조한 페이퍼에 대한 명시가 비교적 철저한데, 상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물론 학계처럼 비즈니스 시장에 철저한 저작권 표기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수위조절이 필요하겠죠. 타인의 창작물을 존경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바비 2007-02-04 15:59:46     삭제
To wuudam님/ 생각해볼만한 관점을 제시해 주셨네요.

그렇게 레퍼런스를 표시하면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할 수가 없겠지요. 일부 참고하고 재창조해야 할 것이고,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해야 의미있는 산출물이 될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CC 라이센스, GPL 등이 생각 나기도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그런 종류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토론 주제가 될 거 같습니다.

글 고맙습니다. ^^

sok 2007-02-04 17:55:18     답글 삭제
아이디어는 저작권 대상이 아닙니다(아이디어.표현 이분법). 국내 현실은 논외로 한다면(힘센놈이 짱이죠), BM특허가 말씀대로 창조에 기여할지 아니면 거꾸로 막을지는 조심스럽게 판단해야지 않을까요.
oojoo 2007-02-04 19:14:39     삭제
네, 아이디어는 저작권의 대상이 아니며 아이디어의 표현이 저작권 대상입니다. 또한, 지적해주신대로 특허가 오히려 끊임없이 샘솟는 샘물에 돌멩이의 역할을 할 수도 있죠. 불을 잘 다루면 훌륭한 문명의 이기가 되지만, 잘못 다루면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특허도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비 2007-02-04 21:09:23     삭제
정말 논란이 많은 주제가 특허이죠.

"과연 특허가 혁신의 도구인가? 아니면 장애인가?"

정말 언제나 갑론을박 하는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학주니 2007-02-05 10:30:33     답글 삭제
wuudam 님의 말씀대로 어떤 소스에서 참조했는지 그 출처만이라도 정확히 표기가 되었으면 괜찮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낀 소스이면서도 자기 소스인양 변신시켜놓은 그 행태 자체를 꼬집어보야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
oojoo 2007-02-05 13:41:00     삭제
네, 의견 감사합니다. 결국 기획/개발자 스스로의 도덕성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판단하고 평가하기 어려우니 시스템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근 콘텐츠의 경우 CC와 같은 새로운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디어몹 2007-02-05 18:54:52     답글 삭제
스마트플레이스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메인에 링크 되었습니다.

2007-02-06 09:11:58     답글 삭제
언제부터 웹스크립터들이 모방이 어쩌구 복제가 어쩌구를 따졌나? 그냥 여기저기 소스 짜집기하는 웹스크립터들이 무슨 복제 타령은... 참 심심한가보구만.

2007-02-06 09:16:44     답글 삭제
상황 보니 다음 스크립터랑, 네이버 스크립터 모두 동일한 소스를 가져다 그대로 베꼈는데, 다음이 먼저 베낀 것 뿐이네.. 출처... 혹시 그런 말씀 하시는 분 웹스크립터슈? 출처 일일히 주석으로 밝히시나? 그냥 짜집기하기 바쁘셔서 출처까지 표기할 시간 없으실텐데? 이건 뭐 소매치기들이 TV에서 소매치기 검거 뉴스보고 욕하는 꼬라지구만-_-;

2007-02-06 09:37:27     답글 삭제
이제 보니 도덕성까지 운운하는 사람도 있네? 다음이나 네이버나 CC 라이센스 소스를 사용한것 뿐.. 문제가 있다면 네이버가 아니라 다음에게 있겠지... 그걸 자체개발했다고 뻥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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