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 사건으로 보는 여론형성 과정

요즘 개인적으로나 회사일로 오프라인일 때가 많습니다. 겨우 수습하고 잠깐 온라인합니다.

어제 밤 늦게까지 스마트플레이스를 지켜봤습니다. 무려 150개가 넘는 댓글에 20여개(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상의 관련 글들을 둘러봤습니다.

올블로그에서는 여전히 관련 내용이 올라오고 있으므로 제 글까지 올라가면 많이 혼돈스러울 것 같군요.

이번 스마트플레이스 내부에서 제보와 확인과정, 논의 그리고 글 작성에 이르기까지 팀블로그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으며 글 자체가 주는 공격적인 냄새를 빼고는 문제 제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저 역시 스플 멤버이지만 이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제게는 취재원이며 관련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만간 네이버와 다음이 공동 기획한 오픈API 관련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까지 들은 마당에 둘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원치는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오픈API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찌됐든 이번 건은 블로그 세계에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고 봅니다.

여론 형성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다
여러분은 알게 모르게 여론 형성이나 여론 확산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블로그가 언론이란 매스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을 시절에 펼쳐지던 여론 형성과 확산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누군가 '어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이나 사건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2. 그 사람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획득하고 확인 과정과 지식 확인 과정을 거쳐 남들에게 알려줍니다. 이때부터 언론행위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이 말을 전해 듣는 사람들은 다시 이 말의 의미를 인지하고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다시 이를 남들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구하거나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여론확산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4. 물론 이 과정에서 이 문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거나 판단을 보류해 확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류, 그리고 이 문제제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부류들이 생깁니다. 여론의 확산 과정에서 생기는 노이즈(잡음)라고 봅니다.

5.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주목하고 이 사안을 의미를 확대하고 다시 확장해 사안은 다수에 의해 문제가 있는 사건이나 사실로 인지 됩니다. 이때 다수의 의견이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재 확산되면서 강한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침묵의 나선효과처럼 침묵하는 다수가 한쪽으로 몰려가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뉘며 양측은 새로운 사실이나 주장, 또는 반박을 드러내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안을 몰고 갑니다.

6. 이 과정까지 거치게 되면 이 문제 자체는 다시 몇 가지 키워드로 압축 요약되고 관련 유사 사건과 사실들이 줄줄이 엮입니다. 이른바 트렌드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큰 덩어리로 유사 사건들을 뭉텅이로 만들어 버리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주장들을 펼치게 됩니다.

7. 트렌드가 무르익으면 다시 이 뭉텅이는 잘게 나눠집니다. 또는 이 과정에서 그 사안은 사례로만 기억되며 그 파급력이나 과정은 생략되어 나중 사람들에게 '그런 일도 있었구나' 정도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블로거, 언론 과정 속에 스며들다
언론의 역할도 사실은 이와 같습니다. 기자들은 무수한 정보를 보고 듣게 되며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내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 때 기준은 저널리즘 준칙에 의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만이 아닌 대중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사건까지 모조리 평가 대상이 됩니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 스마트플레이스가 보여준 이번 포스팅 한 건은 1번에서 시작돼 현재는 5번 정도에 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후에는 많은 분들이 이번 사건을 진행형이 아닌 종료 단계의 사건으로 기억하며 사례로 언급하는 경우들이 많아지겠죠.

그러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도출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속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누가 옳고 그른 선악의 대결이 아닌 다양성이 존재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블로고스피어의 모습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열심히 이 글을 읽고 추천을 누르고 이슈로 올리는 등의 행동을 통해 여론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어떤 분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해석을 포스팅하고 트랙백을 걸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함을 몸소 보여줍니다. 또한 포스팅 주체에 대해 지적하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거침없는 댓글을 주고 받습니다.

기존 언론이 추측과 작위적인 해석이 난무하는 것은 여론 형성에서 확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자신들끼리의 논의만을 부각시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블로그 여론 형성 과정과 비교해보신다면 더욱 재미있는 사안이 될 것 같습니다.

이게 미디어입니다. 그리고 공론의 장이죠. 누구나 차별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토론하는 그 장소가 바로 미디어입니다. 미디어,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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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작은 선인장 2007-02-02 16:18:32
댓글 수가 많아지면 논쟁이 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어제 smartplace님의 글 "네이버가 다음의 소스코드를 무단복제한 것으로 의심됩니다"가 allblog의 중요 이슈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다음에서는 비교적 일찍 대응한 것에 비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까지 네이버에서는 무대응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네이버에서 다음의 소스코드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 사실인 것 같구요. (조직이 커지면 대응속도가 느려지는...

실버리버 2007-02-02 15:35:24     답글 삭제
제목이 화끈했던게 폭발적인 확산의 큰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
바비 2007-02-02 15:39:24     삭제
치프 블로거 바비입니다. 소심한 마음에 답글을 적어봅니다.

그래도 제목과 내용의 주장이 일치하니, 낚시 제목은 아니죠?

저는 아니라고 믿습니다만, 혹시 많은 분들이 지적 하신다면 반성토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낚시가 스플이 지향하는 바는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드백 고맙습니다. ^^
그만 2007-02-04 14:52:53     삭제
그만입니다. 너무 답변이 늦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목 자체가 주는 파괴력보다는 내용이 주는 충격이 더욱 컸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삼구 2007-02-02 15:58:00     답글 삭제
이 문제는 처음부터 자바스크립트의 저작권을 저작권법이 어떻게 적용할까부터 논의가 되야한다고 봅니다. 우선, 법적인 내용과 도덕적인 내용을 구분해서 논의를 했다면 조금 더 단순화되지 않았을까요? 블로그의 민주주의는 약간은 과격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집단지성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낚시글의 파워가 워낙 강하고, 정치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다만, 논의가 어떤 것이 옳다라는 것 보다 더 크게 본다면 어떤 면에서는 발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사주나 광고주의 입김과 관련없는 미디어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멋진 출발이 아닐 수 없죠.
바비 2007-02-02 16:16:36     삭제
저작권에 대해서는 이미 해당 포스트 본문에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의 공식 답변 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www.pdmc.or.kr/main/counsel/counselView.jsp?pkid=277&cpage=42&pageSize=10

CC 라이센스에 대한 사항은 추가적으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그만 2007-02-04 14:54:55     삭제
집단지성에 대한 맹목적인 추앙은 위험한 발상일 듯 싶습니다. 특히 사회 문제라는 것이 선과 악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다반사인데다 각자 자기 시각으로 사실을 재단하다보면 입장이 서로 나뉘게 되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기준 같은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건은 우리들에게 그동안 프로그래머들 사이의 관행과 저작권에 대한 인식들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작은인장 2007-02-02 16:19:43     답글 삭제
트랙백을 보냈는데 보내지질 않네요..^^;
음... 어제, 오늘 글 잘 읽었습니다.
바비 2007-02-02 16:46:26     삭제
스팸 트랙백이 많아서 승인제로 되어 있습니다. 승인하였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그만 2007-02-04 14:55:12     삭제
감사합니다.

outsider 2007-02-02 16:21:40     답글 삭제
저는 언제부터인가 블로거님들에게 '태클'을 안걸어야 겠다고 다짐하고 블로깅을 하는지라...커멘트를 안남기려다가 바비님이 '열린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주시려해서 짧게 남깁니다. 제가 느꼈던 소감. 아마도 확실치는 않으나 해당 포스트 수정전 첫제목은 '네이버의 다음코드 무단복제 사건' ...이정도였던거 같은데요. 제가 맞나 안맞나 모르겠네요. 아무튼, 우연히 골빈해커님 댓글만 붙었을때 봤었는데요 그때까지만해도 제목과 내용을 보건데 네이버의 100% 무조건적인 잘못인거 같았다 이거죠. 믿음이 가는 주인장님들이 여러소스를 가지고 몰아부치니까요...그냥 그렇게 이어져갔다면 일종의 '특종(?)'으로 여겨졌을수도 있는데 뉴스도 '특종'을 쫒다가 보면 사실확인을 제대로 안해서 나중에 '오보'로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종종있잖아요.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컨셉이신줄 알았는데 바비님이 그게 아니라고 강조에 강조를 하시니 커멘트 남기는거에요...^^. 공신력은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것은 쉬운것 같더라구요. 제가 멀리서 지켜봤던 바비님은 내공은 말할것도 없지만 그것 못지않게 꼼꼼하고 정말 차분하신분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아무튼, 내부운영진님들이 너무나도 잘 아실거라 알고 저는 짧게 여기서...^^.
바비 2007-02-02 16:45:25     삭제
이제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군요. ^^

결론부터 말해 올블로그의 제목만 잠시 달랐던 것이고, 원래 포스트의 제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혹시 캡처를 하신 분이 계시면 아시겠지만, 스플에 처음 포스트 시 제목은 "네이버가 다음의 소스코드를 무단복제한 것으로 의심됩니다"가 맞으며 지금도 계속 사용 중입니다.

다만 처음에 올블로그에 피드된 후 확인하니 긴 제목이 짤려서 제목만 보고는 내용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My올블로그"의 내가 쓴 글 관리의 "정보수정"을 통해 제목을 고쳤습니다. 올블로그가 가진 정보를 고친 것이죠. 수정한 제목은 아마도 "네이버의 다음코드 무단복제 사건"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올블로그에 나온 초기의 제목은 아마도 그것으로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뒤 올블로그가 피드를 재탐색했는지 제목이 원래의 제목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나두었습니다.

결국 제가 초기에 잠시 올블로그가 저장한 제목을 바꾼 것은 인정하며, 본 포스트의 제목은 초기부터 계속 동일하게 남아있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저는 난상토론을 좋아합니다. ^^
outsider 2007-02-02 16:56:51     삭제
아이고...제가 글을 짧게 쓰려다보니...예의가 좀 없어보이네요...^^. 덧붙이면, 스마트플레이스에 올라오는 유익한 포스트 잘보고 있습니다.^^.

하늘이 2007-02-02 20:28:22     답글 삭제
비밀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wizmusa 2007-02-02 23:16:26     답글 삭제
일이 이쯤 됐으니 직접 관련된 네이버 개발자만 뭔가 조치받는(?) 식으로 유야무야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저작권 명시부터 시작하여 날림 개발 관행 타파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길 바랍니다.
그만 2007-02-04 14:56:32     삭제
일단은 이런 일이 있고 당분간 긴장된 상태에서 일이 진행되겠지만 다 잊혀지는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이 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도도빙 2007-02-02 23:43:24     답글 삭제
흐름을 모두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런 형태의 블로고스피어스의 일들이 일종에 Echo Chamber (참고 : http://dodobing.tistory.com/200 , http://en.wikipedia.org/wiki/Echo_chamber) 현상이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즉 블로고스피어스라는 공간내에서 몇몇 분들이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그 의견들이 재해석되어서 다른 분에 의해서 재생산되는 현상이요.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치 그런 것들이 "여론"이라고 확대해석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겠지요. 실제로 이 현상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매우 적은 수의 블로거이면 거론된 회사나 관련 일을 하는 사람 수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그 수는 매우 작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드의 의견을 그냥 기업 입장에서 무시하는 것이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을 "확대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비 2007-02-03 01:13:49     삭제
나름대로 여론은 여론일 것입니다만, 아직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 2007-02-04 15:02:03     삭제
블로거분들의 대부분은 스스로를 소수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해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보세요. 언론이 블로고스피어에 화제가 된 내용을 확인 취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건은 지나치게 협소한 부분이 있고 이 문제가 커지길 원치 않는 당사자들의 당부 때문에 이 문제가 그다지 커지지 않는 것 뿐이지요. 블로고스피어 자체가 작다고 해서 여론이 없거나 의미가 없다는 식의 단정은 그다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시골학교에서 일어난 빨치산 교육 같은 경우 어떻게 보십니까. 이것은 발단이 소수로부터 비롯됐다고 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여론을 이끌어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중앙 언론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작은 언론이나 작은 지방 신문에서 터뜨린 사건을 무시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론은 그 전체가 소수이건 다수이건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부분입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을 몇 명이 관심을 갖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확대해석'은 열린우리당 내부의 문제가 마치 우리나라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만큼 큰 사건처럼 부풀리는 언론들이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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