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에 몰려오는 쓰나미

먼저 추천 글이 있습니다. 최진순 기자님이 블로그에 게시한 “웹 2.0 시대의 신문”이라는 포스트입니다. 친절하게 다이어그램까지 그려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올드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저는 블로그를 하면서 미디어 전반 및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인가? 미디어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수익 모델은 오로지 광고뿐이며 그것이 당연한 특성일까? 사람들의 시간을 누가 더 많이 소비하는가를 놓고 벌이는 기업 행위에 불가하지 않은가? 중독을 전제로 한 비즈니스 아닌가? 미디어의 공익적 역할은 무엇이며, 그것은 추구되고 있는가? 아니면 겉치레일 뿐인가? 미디어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가? 차세대 미디어는 무엇일까? 등등.
 
공부할 것도 많고 고민할 것도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저와 같은 일개 블로거가 이처럼 미디어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을 하고 있으니, 기존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얼마나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해야 하겠습니까? 그것을 등한시한 사람들은 곧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될 거 같습니다.
 
기존 미디어 종사자들은 지금까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그간의 경험으로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었지만,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의 시스템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오픈 아키텍처의 도입이 가져오는 결과


변화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인 생존 도구입니다.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 산업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과거 IT 산업에도 폐쇄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소수의 업체들과 소수의 IT 엘리트들이 시장을 지배했던 메인프레임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일부 대형 IT 업체들은 자신만의 하드웨어,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올렸습니다.
 
기술적인 예를 들어보면, 서버에 사용되는 특정 주변기기를 자신의 회사 것만 사용할 수 있게 제한하는 일을 당연시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 업계를 예로 들면, ODBC(Open Database Connectivity)가 나오기 전에는 DBMS들이 각기 독자적인 API를 사용함으로써 단지 해당 DBMS에 맞은 애플리케이션만을 개발할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x86 서버, 유닉스, 데스크톱 PC 등을 통해 사실 상의 표준, 오픈 아키텍처를 따르는 물결이 IT 산업에 확산되었고 그로 인해 과거 메인프레임 시절의 특권은 (여전이 일부 남아있기는 있지만) 현재는 상당히 약화되었습니다.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업체들이 자기보다 작았던 회사에 인수되거나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시기가 다를 뿐, 많은 산업에서 벌어졌거나 벌어 질 예정입니다.
 
어떤 산업이든, 어떤 분야이든, “오픈 아키텍처”가 도입되면 기존의 “폐쇄 아키텍처”로 얻던 이익은 거의 사라집니다. 바로 그런 쓰나미가 올드 미디어 업계에도 몰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미디어를 소유할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비록 영향력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종이신문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과 흡사합니다. 좋은 글을 쓰면 포탈 초기 화면에 게시가 될 수도 있고, 그러면 왠만한 종이신문의 기사보다 파급 효과가 큽니다.
 
최진순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외국 언론들은 초일류 기자들을 속속 블로그에 합류시키면서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보수적이고 연공서열 중심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차별하는) 국내의 많은 종이신문들은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 가장 보수적인 신문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일보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니(예컨대, 신문사닷컴 사이트를 개편하고, 동영상을 열심히 활용하는 등), 아이러니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목에 칼이 들어오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적인 부분은 정말 보수적이고, 안 변하는 부분은 끝까지 안 변하고 버티죠. 하지만 이제 드디어, 변화하든가 죽든가 둘 중의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그러한 어려운 선택이 종이신문에 몰려오고 있습니다.
 
우리 블로거들은 종이신문이 어떻게 변화할 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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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의 '24시간 딜레마'
뉴 미디어라는 이름의 매체는 탄생하는 순간부터 치열한 올드미디어와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부 니치 마켓이란 틈새시장을 겨냥한 매체들도 있고 웬만해서는 빼앗기 힘든 전용 미디어 시장도 호시탐탐 넘보는 경우도 있죠.그런데 정작 뉴미디어가 싸워야 할 대상은 '우주의 원리'랍니다.뜬금없죠?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24시간과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죠.지금...

누구씨 2007-01-23 10:26:38     답글 삭제
신문사, 방송사, 온라인 포탈, 각종 미디어 사...요즘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각각 고유한 영역을 차지하고 기능을 담당했던 성역들이 Industry라는 철옹성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서로의 영역을 빼앗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노력과 위기의식이 많이들 있는 것이 눈에 보이네요. 말 그대로 이미 목에 칼이 들어 온 것 같습니다. 그것도 쓰나미라는 시퍼런 날이 선 칼이...
바비 2007-01-25 16:02:12     삭제
영역 파괴, 오픈 구조의 도입은 치열한 경쟁을 가져 오죠.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혜택을 입는 부분도 많지만, 반면에 혼란스러움도 커지는 거 같습니다.

점점 더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이 정글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 경쟁의 성역은 없습니다.

촬리 2007-01-23 11:33:23     답글 삭제
얼마전에 지역신문사를 갔더니 편집국장이 비스타 나오면 신문사 난리 난다 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비스타에서 옆에 위젯으로 기사를 표현하는거 보고 하시는 말씀이더군요.. 점점 신문사가 CP가 되어가는 입장이니.. 안스럽기도 하고 사라져가는 증기기관차를 보는것 같기도 하고..
바비 2007-01-25 16:04:04     삭제
미리 준비도 안하면서, 막상 일이 막치면 "호떡 집에 불 난 듯이" 난리를 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신문사들의 위상 추락 및 신뢰 하락은 이미 급물쌀을 탔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몹 2007-01-24 10:03:53     답글 삭제
스마트플레이스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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