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대한 딴지 걸기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복귀 이후, 무엇을 하든간에 이슈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과 함께 그들의 숨소리 하나하나에 얼리아답터와 매니아들은 열광합니다. 모두들 ‘네’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은 까칠한 마음이 발동해서 아이폰에 대한 비판을 해보고 싶군요.
 
물론, 아직 정식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고 직접 만져 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명확한 비판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번 맥월드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아이폰의 어려움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진단해봅니다. (그만님께서 그러셨잖아요. “블로그여, 마음껏비판하라”라고..)
 
1. 경쟁자가 만만치 않습니다.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윈텔 계열의 컴퓨터 시스템의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컴퓨터 시장에 GUI OS를 보급하고 마우스와 USB를 도입한 것과 같은 기술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비록 시장 점유율이 10%가 되지 않지만 컴퓨터 시장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죠.
 
또, 아이팟은 단지 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 뿐 아니라 전 세계 5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진 1위 MP3P입니다. 플래시 메모리가 주도하던 MP3P 시장에 하드디스크를 도입하며 혁신적 UI로 세상을 놀래켰습니다.
 
이번 애플의 아이폰도 과연 아이팟처럼 우리들 손을 장악할까요? 그렇기엔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컴퓨터 시장의 경쟁자였던 MS와 인텔 같은 쟁쟁한 경쟁자가 한 두 곳이 아닙니다. 노키아, 모토롤라, 삼성 등은 이미 수년간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골리앗입니다.
 
이들 경쟁자는 애플이 사업적으로 성공한 MP3P 시장에서 경쟁하던 기업들과는 다릅니다. 게다가 애플이 상대해야 할 경쟁사는 한 두 곳이 아닙니다. 그들은 역전의 노장들인데다가 전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입니다. 게다가 이미 경쟁자들은 아이폰처럼 뛰어난 UI를 갖추진 못했지만 기능적으로는 아이폰보다 뛰어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을 출시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은 다윗처럼 재빠르며 무척 스마트하여 혁신과 변화를 몸소 보여주는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자들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그들은 휴대폰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며 시행착오를 했으며 매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오고 있습니다.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죠.
 
2. 통신사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휴대폰 시장은 이통사와의 관계가 필수적입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죠. 특히, 최근의 이동통신 시장은 3세대를 넘어 4세대로 진화하는 중이며 휴대폰 제조업체는 통신사와 긴밀한 협조를 하며 제품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나 MP3P처럼 순수하게 사용자만을 고려해서 제품을 개발해서는 안됩니다.
 
이처럼 휴대폰 시장은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합니다. 특히나 한국은 통신사들의 폐쇄적인 망 운영으로 인하여 더욱더 아이폰이 선언한 서비스들이 문제없이 서비스되기에 한계가 많습니다. 아이폰에 내장된 사파리로 웹서핑을 하는 것이 어던 요금체제에 서비스되느냐에 따라 유의미한지, 불필요한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폰에 내장된 LBS 서비스(지도)나 메일 등은 특정 인터넷 서비스 업체(구글과 야후)의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주식과 날씨 정보는 Widgets을 통해 제공되는데 이 위젯이 구글이나 MS의 Gadget, 야후 위젯 등의 다양한 위젯과 어떤 호환성을 가질지 모릅니다.

애플이 이미 이통사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온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로비와 기득권을 물리치고 그많은 이통사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갈 수 있을까요? 아니, 구축해가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요? 이 시장은 사용자 만족 이전에 이통사와의 관계 정립이 더 중요합니다.
 
3. 휴대폰으로서의 아이폰은 일반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습니다.
아이팟은 음원 저작권자들과의 협상에만 신경쓰면 되었지만 휴대폰은 그렇지 않죠. 또한, 휴대폰은 콘텐츠 중심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서비스입니다. 아이폰으로 비디오와 오디오를 보는 것보다 통화가 잘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폰의 휴대폰으로서의 성능과 기능은 어떨까요?
 
우선 크기가 115 x 61 x 11.6mm입니다. 요즘 휴대폰 시장에는 슬림폰이 대세이며 1Cm가 채되지 않은 두께입니다. 아이폰은 11.6mm로 그다지 두꺼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Wide LCD를 내장하다보니 크기가 큰 편입니다. 한 손으로 쥐기에는 요즘 휴대폰과 비교해 큽니다. 이것저것 기능을 통합해 큰 것보다는 슬림한 휴대폰으로 회귀하는 요즘 시장에 맞지 않습니다.
 
특히나 배터리 성능은 중요합니다. 아이폰은 300분의 연속통화 시간으로 대형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것에 비하면 뛰어납니다. 하지만, 내장형 배터리를 가진 아이폰이 음악과 영화 재생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것과 WiFi, 블루투스가 내장되었음을 볼 때 실제 사용 시간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제나 즉시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이점인 휴대폰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죠.
 
통화 이외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도 채되지 않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이것저것 다 들어간 휴대폰보다는 통화에 최적화된 제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기능이 너무 많죠. (이러한 어려움 때문인지 아이폰의 판매 목표는 2007년 10월~2008년 9월까지 1000만대입니다. 전체 휴대폰 시장의 1% 정도입니다.)
 
4. 아이폰은 혁신적이지 않습니다.
애플은 1976년 최초의 PC를 만들어 컴퓨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80년대는 매킨토시로 전문가용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매킨토시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0%가 되지 않으며 한국에서는 2~3%에 불과합니다. 또한, 90년대 뉴튼이라는 PDA로 참담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죠. 뉴튼은 혁신적인 플랫폼을 꿈구었지만 너무 많은 기능을 꿈꾸다보니 크고 비쌌습니다.
 
애플은 뉴튼에서의 아픈 경험으로 ‘사용하기 쉽고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다시 깨쳤고, 음악 재생이라는 기능에 최적화된 단순한 UI의 아이팟에 적용했습니다. 또, 매킨토시에서의 경험으로 ‘호환성과 보편성 그리고 가격’에 관심을 두며 윈텔 기반의 컴퓨터와 호환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휴대폰 제조에 도움은 되겠지만 CSF(Critcal Success Factors)는 아닙니다. 아이폰에 도입된 주변광 센서(주변빛을 인식해 화면 밝기를 조절), 근접 센서(아이폰을 귀에 가져가면 화면을 끌 때 사용), 엑셀로미터(가로, 세로 방향에 따라 화면 전환) 등의 고급 센서는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Multi-touch는 뛰어난 UI이기는 하지만 버튼 방식과 비교해 조작의 실패율이 높을 수 있습니다.(애플의 UI 기술을 믿어야 할까요?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네요.) 솔직히 아이팟의 터치휠은 제 주변의 얼리아답터들은 만족해했지만, 제 부모님과 기계를 좋아하지 않는 주변 지인들은 아직도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폰의 SMS, Calendar, Photos, Camera, Calculator, Stocks, Maps, Weather, Notes, Clock, Settings 등은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되던 것들입니다. 아이폰에서 지원하는 블루투스와 WiFi 기술도 마찬가지죠. 물론 아이폰은 이들 기능이 무척 먹음직스럽게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UI는 혁신적일지 모르나 사용해보지 않고 장담하기 어려우며 기술적인 기능은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연간 12억대의 휴대폰 시장의 90%는 아이폰 같은 컨버전스 제품이 아닌 오로지 통화 기능에만 최적화된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들어간데다 가격이 비싼 아이폰같은 휴대폰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아이폰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을 했지만,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에 주는 영향력은 아주 크리라 생각됩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휴대폰의 위상이 크게 달라짐은 물론(통화 기능을 넘어서 디지털 컨버전스의 주역으로 성장) 무선 네트워크(GSM, CDMA망과 블루투스)를 이용한 콘텐츠 보급이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특히 일정 서비스와 LBS 서비스의 보급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이번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에 대한 키노트가 기존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통사에 많은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보다는 제품이 실제 판매되어 사용을 해보면서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한창 잘 나가다보니 구글처럼 그들이 하는 뭐든지간에 관심과 박수를 받고 있는데 이럴 때 다른 시각에서의 관찰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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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茶飯事 2007-01-13 23:07:33
Apple IPhone & LG PradaPhone
+ 아이폰과 LG 신형폰은 쌍둥이? 해외 네티즌 갑론을박 네티즌들의 대반향을 일으켰던 아이폰과 LG의 KE850(일명 프라다폰)이 흡사하다는 내용의 의견이 engadget에서 나왔다. 애플에서 PDA는 노튼을 만들긴 했지만 솔직히 한 모델 뿐이었고, 휴대폰 역시 만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질거라고 생각을 해서 혹시 OEM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버리버 2007-01-15 12:51:06     답글 삭제
일단 비싼 가격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군요.
oojoo 2007-01-15 16:10:32     삭제
대중적인 시장은 그 무엇보다도 가격이 판매에 큰 영향을 줍니다. 스마트폰의 가격이 약 50여만원 정도인데, 아이폰 가격이 499~599 달러이니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나쁘진 않죠. 하지만, 30~40만원대의 슬림폰과 10~20만원대의 저가형 휴대폰과 비교하면 매력적으로 보이는 아이폰의 가격은 대중화에 걸림돌인 것은 확실합니다.

미디어몹 2007-01-15 17:56:52     답글 삭제
스마트플레이스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등록되었습니다.

Magicboy 2007-01-16 13:09:21     답글 삭제
사용자가 추가로 프로그램 설치를 마음대로 못한다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OSX 를 올렸다고 말하는데, 실은 OSX 가 아니라.. OSX Like 한 다른 무언가를 올려놨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아무튼, 그런 폐쇄적인 정책은 iPhone에게 별 도움이 안될듯 한데 말이죠..
oojoo 2007-01-16 16:17:45     삭제
기존 스마트폰이 모바일 윈도우 CE를 탑재했고 관련된 App이 많다는 사실과 비교됩니다. 마침 아이뉴스24에도 아이폰에 대한 지적을 하는 글이 나왔는데 참고할만하네요.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243401&g_menu=020300&pay_news=0

델버 2007-01-16 18:39:07     답글 삭제
스마트폰 판매량이 년간 1억대 조금 넘으니... 그쪽에서 치고받고 하지 않을까 합니다.
oojoo 2007-01-17 08:11:05     삭제
아직 스마트폰 판매량이 일반 휴대폰 판매량에 비하면 저조합니다만, 어쨋든 애플 아이폰은 스마트폰에 가깝죠. 그렇다보니 휴대폰 제조업체는 이번 아이폰의 실체를 보고 안심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주는데 한 몫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휴대폰 제조업체는 스마트한 휴대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Needs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naiders 2007-01-17 02:39:01     답글 삭제
소문에 삼성arm이 cpu로 올라간다는 내용으로 보아 OSX를 올렸다면 arm으로 재컴파일된 OSX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당연히 커스터마이징했을테고 데스크탑용OSX랑 같은 메커니즘으로 돌아가지만 호환은 안되는... 그런상황아닐까 싶네요.
oojoo 2007-01-17 08:13:29     삭제
의견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아이폰에서 동작하는 Application의 호환성에 대한 문제와 윈도우 CE만큼 다양한 Application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아이폰의 확장성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쨋든 아이폰이 기존 휴대폰보다야 더 똑똑한 것은 사실이니만큼 앞으로 휴대폰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이번 아이폰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똑똑하고 편리한 만능 휴대폰을 만나게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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