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여, 마음껏 비판하라

비난과 비판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글을 보면 '비난글'이 아닌 '비판글'로 인식합니다.

이성적인 비판은 사태의 본질을 꿰뚫고 사안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켜주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듭니다. 물론 비판을 받는 입장에서는 이 비판에서 취할 것은 취하게 되고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재반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것이 정반합의 논리에 의해 사안을 발전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이는 온라인 토론의 원칙과도 가깝습니다.

온라인 토론은 얼굴을 맞대고 하는 토론보다 더 어렵습니다.'표현의 수위'와 '근거의 적절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의 '문장 따서 트집잡기'가 손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어떤 배경을 갖고 펴는 주장인지를 쉽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비판에서 비난으로 다시 욕설과 비방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독설과 비난으로 가득 찬 글은 토론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 제기가 제 아무리 온당해도 공감대를 형성하며 세력을 규합하기 힘들어집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요즘 점차 늘고 있는 블로그 글쓰기의 가장 큰 경향을 보면 '새로운 소식 전달'을 압도하는 '비판 글'입니다. 이런 비판 글들은 자극적이며 동감과 추천의 버튼을 누르게끔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블로그 세계를 반영하는 메타블로그에는 이러한 자극적인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비판이며, 어떤 것은 일방적인 매도이며, 또 다른 것은 단순한 비난이죠. 어떤 것은 그냥 독백에 불과할 때도 있죠.

이렇게 한쪽으로 편향된 주장글이 많아지는 현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들 역시 많아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블로거와 독자 블로거가 양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신의 관심 밖의 글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글보다 넘쳐나고 있다고 느껴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어제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을 만났습니다. 그만은 조심스럽게 "지난 번 여중생 폭행 동영상 사건 때문에 블로거들에게 욕좀 먹었다. 혹시 읽었나"라고 여쭤보았습니다.

김경익 시장은 그만에게 "단 한 개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너무 고마왔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김 사장이 왜 고마워 했을까요.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고마웠는지. 김 사장은 "언론들이 쏟아내는 기사는 예측 가능하다.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 대안 없는 비판이나 지나치게 객관화시키고 사건의 단순 나열 정도에서 멈춘다. 나에게는 시장 참여자(소비자 또는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비판과 옹호 관련 사안에 대한 블로거 개인의 입장들은 내게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감'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판도라TV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일깨워줬다"고 말했습니다.

또 요즘 만나는 많은 홍보담당자들이 하는 이야기 대부분이 요즘 경영자들은 무서워하는 것이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제는 신문이 무서웠으며 어제는 방송이 무서웠다. 오늘은 포털 댓글이 무서운데 내일은 블로그가 무서울 것 같다'는 것이죠.

논리적인 비판, 치열한 토론, 활발한 의견개진, 좀더 나아가 대안 모색과 소비자 주체적인 대처 방법까지 발전하게 될 블로그 세상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습니다. 블로그 세상이 좁다고 탄식할 필요도 없습니다. 발전 속도와 영향력은 '임계점'에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블로그에서는 좀더 '악랄하고 끈질긴' 비판 글도 필요하고 좀더 '친절하게 배려하는' 대안의 글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나 트렌드를 정면으로 역주행하는 비판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블로고스피어나 업계,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는 있는 글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더욱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비판글을 기다립니다. 여러분의 건전한 비판과 문제제기는 반드시 크건 작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예전 포스팅에서 그만이 언급했던 문장을 재인용하겠습니다.

"이미 당신이 비난하는 대상은 웹을 통해 당신의 글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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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kun 2007-02-07 21:24:06
당신은 나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도 죽은 개를 걷어차지 않는다.개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걷어참으로써 보다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카네기 행복론 中비판, 비평에 대해 잠시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위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비판,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그보다 더 우월함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정확히 말해서...
Miracler's Blog Life~ 2007-03-03 12:00:25
인터넷 시대의 배설적 글쓰기
블로그나 페이퍼 등 쌍방교류가 가능한 인터넷을 두고 글쓰기를 통한 의사소통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인터넷의 자유로운 표현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인 셈이다. 이는 결국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이해와 비판 능력이 공간을 뛰어넘어 함양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성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공론장을 형성하고 확립하...

고고씽 2007-01-11 19:30:48     답글 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요새 몇몇 연예인 사건 관련 글에서 더울 절절하게 느낀 것이지만, 정보없이 공허한 기사들과 그 밑에 달린 쓰레기 같은 댓글을 보면서 이런식이라면 어떠한 건설적인 비판과 토론을 할 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옹호할 것은 옹호하고, 서로의 의견에 더욱 생산적인 의견을 보태고 넓혀가는 블로거들이 더 미디어다운(?) 역할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생각난 것을 가볍게 적고 돌아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
그만 2007-01-12 08:47:31     삭제
감사합니다. 무개념 댓글이 달리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저자의 적극적이지 못한 댓글 관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저는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비판과 비난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블로고스피어의 한계를 동시에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에 대해 비판만 하고 앉아있기보다 다시 한 번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대안을 가진 비판으로 이런 현상에 대응할 필요도 느낍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바비 2007-01-11 21:23:38     답글 삭제
치프 블로거 바비입니다. 그만님이 스마트플레이스의 블로거로 참여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 글로 써주신 글이 아주 좋네요. ^^

판도라 TV 김경익 사장의 얘기를 통해 전달하신 "언론들이 쏟아내는 기사는 예측 기능하고 대안없는 비판 내지는 사건 단순 나열에 그치지만, 소비자들의 솔직한 생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로그가 유용하다"는 내용, 그리고 볼드체로 강조하신 부분이 블로그의 뉴미디어적 특성을 잘 설명하여 주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관점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요? 그것이 블로그의 본질이고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 2007-01-12 08:49:51     삭제
스마트플레이스 멤버로 초대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스마트플레이스에 글을 쓰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제가 요즘 만나고 다니는 사람마다 블로그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블로그에 관심 가질만한 사람만 만나고 다니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죠.

일단 블로그 세상을 좀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더 다양하고 더 치열한 논쟁과 반박, 비판을 기대합니다.

trendon 2007-01-11 22:29:39     답글 삭제
사람을 공격하면 비난이고 논리를 공격하면 비판이 아닐까요?
그만 2007-01-12 08:51:43     삭제
좋은 지적이십니다. 논리를 물고 늘어지는 '악랄하고 끈질긴' 비판은 꽤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거든요. 덤으로 각종 근거로 드는 정보까지^^

miriya 2007-01-12 05:14:32     답글 삭제
오오.. 그만님도 참여하셨군요. 다들 필력들이 쟁쟁하십니다.^^
그만 2007-01-12 08:52:29     삭제
부족한 역량이지만 좀더 다양한 실험을 위해 스플 멤버로 참여했습니다. 다시 한 번 스플 멤버들의 초대에 감사드립니다.

미디어몹 2007-01-12 10:02:04     답글 삭제
스마트플레이스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MiraclePlanner 2007-01-12 11:13:09     답글 삭제
근거있는 논리적인 비판은 블로그 세계를 점점 윤택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저 감정에만 치우친 비난의 글들이 넘쳐흐르는데 문제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물론 블로그가 자신의 느낌, 생각을 표현하는 매개체라고는 하지만 일단 외부에 공개가 될수있는 상황에서는 좀더 다듬어진 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저 자신도 그렇게 못하는게 아쉽기만 하네요..)
덧글중에 trendon님의 사람을 공격하면 비난이고 논리를 공격하면 비판이라고 했는데 저는 뭐랄까요..
사람을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근거가 있고 논리적으로 비판을 하면 비판이 되고 그저 감정적으로 감상적으로 공격을 하면 그것이 논리를 공격하더라도 비난이 될꺼라 생각이 듭니다.. ^^;
그만 2007-01-19 13:50:34     삭제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하구요.
비난은 사실 자기 의견을 좀더 신빙성 있게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말하기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단, 이를 지나치게 이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겠죠. 사람도 공격 대상이죠. 당연히^^
초기 논객들의 가장 좋은 먹잇감은 유명인과 영향력 있는 논객들이랍니다.

마이해피엔디 2007-01-12 21:25:03     답글 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를 꾸려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
그만 2007-01-19 13:50:59     삭제
도움이 되셨다는 말씀에 힘이 돋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민노씨 2007-01-13 08:16:13     답글 삭제
좋은 글 트랙백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좀 찔리네요. ^ ^ 온라인상의 토론이 오프에서의 토론에 비해 어려운 점은 말씀하셨듯이, 그 표정, 뉘앙스, 목소리의 톤.. 그러니 '정서적'인 풍경들, 그 배경들을 읽어내기 쉽지 않은 까닭이겠죠.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토론이 갖는 강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토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나이' '사회적 지위' '기타의 배경' 들에서 좀더 자유롭지 않나, 쉽게 말해서 탈권위적인 속성을 좀더 많이 갖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만님의 말씀처럼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블로고스피어의 풍경이 좀더 풍성해지기를 기대합니다. p.s. 읽기는 진작에 읽었는데, 이제야 답글을 담습니다. 트랙백도 늦어져서 죄송. : )
그만 2007-01-19 13:52:19     삭제
일장일단에 대한 사례라고 봅니다. 얼굴을 보지 않으면 좀더 '악랄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토론하기가 좀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악랄하게 공격하는 악플러들도 직접 만나보면 멀쩡한 경우가 태반이거덩요.^^
저도 읽기는 오래 전에 읽고 답글을 이제서야 다네요..^^ 감사합니다.

eolution 2007-01-14 22:24:45     답글 삭제
지금까지 끄적인 여럿의 글들을 다시 찾아가 읽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덧붙인다면 '공감'과 '동참'을 할 수 있는 글들도 많았으면 합니다.
그만 2007-01-19 13:53:21     삭제
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되돌아 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은근슬쩍 오탈자를 고쳐나가기도 하죠. 인터넷 콘텐츠는 그런 면에서 매우 역동적인 생명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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