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비디오 플레이어 시장, 캐즘은 얼마나 걸릴까?

애플 컴퓨터에서는 2005년 10월 비디오를 재생하는 5세대 아이팟을 발표한 이후, 2006년 9월12일에 5.5세대 신형 iPod을 발표했었죠. 이 아이팟은 MPEG4 및 H.264. 형식의 동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MP3P의 대명사인 아이팟은 단지 음악 재생과 사진 파일을 디스플레이하는 기능만 제공했던 것에 비해 5세대 제품은 비디오 재생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5세대 아이팟은 320 x 240 픽셀의 해상도에 26만 컬러를 지원하는 2.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 4:3의 비율로 iTMS에서 제공하는 유료 비디오 동영상 클립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480x480 해상도 이하의 MPEG4 동영상 파일을 아이팟에 저장해서 재생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MP3P에 비디오 재생 기능이 포함되어 제공된 것은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이미 국내의 MP3P 업체들은 2005년부터 차별화된 기능을 위해 MP3P의 디스플레이어 동영상을 재생하는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해왔습니다.

또한 MP3P 업체와는 별도로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PMP 제조업체들도 2005년부터 다양한 PMP를 출시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멀티미디어의 휴대용 오디오 재생 단말기인 MP3P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비디오 시장에 대한 행보는 비디오 시장을 새롭게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2004년 PMP가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해도 얼리아답터들의 주목과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PMP 전문 리뷰 사이트까지 등장하고 많은 IT 기자들은 PMP 시대가 본격 개막되었음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1세대 PMP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지원되는 동영상 파일의 포맷이 적었을 뿐 아니라 휴대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기와 무게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이후 꾸준히 PMP는 성능과 기능 그리고 사용자 UI를 개선해오고 있지만 아직 사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물론 DVD가 처음 등장할 때만해도 사용자들은 새로운 미디어에 대해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일종의 캐즘이 길었던 것이죠. (캐즘 : 첨단 기술이 대중화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말함)

그렇다면 PMP의 캐즘은 비디오 재생 기능이 포함되기 시작한 MP3P에 의해 단축될까요? 디지털 카메라 기능이 포함된 디카폰이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적 보급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처럼 비디오 기능이 포함된 MP3P도 PMP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동영상 재생은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로, 워크맨이 MP3 플레이어로 디지털화된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죠. 카메라를 촬영하는 습관이나 길거리를 활보하며 음악을 듣던 생활과는 달리 언제, 어디서나 비디오를 본다는 것은 그리 익숙한 우리 생활 패턴이 아닙니다.

휴대하며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달리 비디오를 보는 것은 보다 집중을 요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음악파일과는 달리 비디오 클립은 음악 파일의 재생시간보다 10배에서 30배 이상의 재생시간을 가집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집중하며 영상을 감상하는 것은 영화관이나 비디오방, 거실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버스, 지하철, 길거리에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만큼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시장은 첨단 기술로서의 접근보다는 해당 플레이어로 재생할 수 있는 콘텐츠의 지원에 의해 캐즘이 길어질 것인지, 단축될 것인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길거리나 버스, 지하철 등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수준의 짧은 동영상 클립이 지원된다면 휴대용 동영상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게다가, 이미 WWW 시장에서는 동영상이 화두가 되었고 WWW에서 UCC로 생산된 수많은 동영상은 웹브라우저라는 창이 아닌 또다른 창에서 재생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아이팟의 행보는 주목됩니다. 애플은 아이팟에서 보기 적절한 비디오 클립(짧은 영화 에피소드와 드라마, 비디오팟, TV 프로그램 등)을 아이튠즈를 통해 제공합니다. 또한, MP3 재생 기능으로 사용되는 아이팟에서 뮤직 비디오와 음악 앨범 등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아이팟에서의 ‘보는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험이 모여 아이팟은 듣는 기기가 아니라 보는 기기로 자리매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아이팟은 PC에서 사용되는 동영상을 바로 재생할 수 없어 변환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http://oojoo.egloos.com/1480760)이 있어 아쉽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휴대용 동영상 시장을 개막하고 최신의 기술을 개발했던 PMP 업체에게 비디오 시장의 성장에 따른 단 열매가 돌아가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이미 많은 MP3P 업체(심지어 비디오 재생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리라 말했던 애플조차도)에서는 비디오 재생 기능이 지원되는 MP3P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휴대폰과 네비게이션, PDA도 동영상 재생을 위한 충분한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내장하고 있는 디카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캐즘이 끝나고 오디오에 이은 비디오 시장의 단맛을 느낄 제조업체가 어디가 될지 앞으로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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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2007-01-06 22:26:18     답글 삭제
PMP의 확산이 짧은 비디오 클립의 지원에 달려있다는 말은 의미있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짧은 비디오 클립이라면 화질이 그다지 상관없고 용량도 작을텐데, 그렇다면 굳이 PMP일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휴대폰과 MP3P도 있으니까요.

짧은 비디오 클립의 지원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와이브로나 HSDPA 등을 통해 집에 있는 비디오 파일을 스트리밍 재생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우주 2007-01-07 00:26:58     삭제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의견입니다.

1.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에 적합한 비디오가 짧은 시간의 비디오라면 과연 어떤 디바이스가 적합할까?
시간이 짧다면 파일 용량도 작을 것이니 PMP처럼 대용량 HDD가 필요치도 않고, 짧은 클립을 잠시 보는데 4인치 이상의 PMP가 그다지 필수적일 것 같지 않을까?

2.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의 캐즘을 짧게 하는데 비디오 클립 외에 서버(WWW or 내 PC)에 저장된 파일의 스트리밍 재생도 필수적이지 않을까?
모바일 멀티미디어 디바이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고 이를 활용해 네트워크에 올리워진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재생임은 자명한 것이 아닐까?

1번은 SLR 디카와 컴팩트형 디카 그리고 카메라폰 등이 시장을 세분화하면서 새로운 니즈를 발굴한 것처럼 PMP, 휴대폰, MP3P 등이 서로 다른 Needs를 자극하면서 시장이 더욱 세분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생각을 기회가 될 때 정리해보겠습니다.

2번에는 100% 공감이 갑니다. One-Source Multi-Use로 내가 분류하고 정리한 내 Contents를 어디서든 연결해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는 포탈, 방송사, 통신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화된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고중선 2007-03-29 13:31:46     답글 삭제
2번의 기능은 이미 3G 휴대폰에서는 현실화되어 있네요. Orb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에 연결된 PC에 저장된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streaming해서 볼수가 있습니다. 홍콩에 기반을 둔 허치슨 같은 곳은 X-series라는 이름으로 이미 출시를 한 것 같네요. 과연 끝을 알 수 없는 mobile-web convergence입니다.

inexpensive replica handbags 2011-04-13 15:30:23     답글 삭제
짧은 비디오 클립의 지원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와이브로나 HSDPA 등을 통해 집에 있는 비디오 파일을 스트리밍 재생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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