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과연 롱테일 이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있었던 난상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유로 정신이 없어서 그다지 큰 기여를 못했는데 다른 분들의 많은 노력 덕분에 좋은 시간으로 기억되게 되었습니다. 수고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토론회 도중 정신병자의 인터넷 정신병동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박수영님이 던지신 화두를 한번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과연 롱테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의 화두를 던지셨는데, 분명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저 화두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박수영님의 블로그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흔히들 롱테일의 대표적인 예로 아마존을 듭니다. 인터넷의 힘을 통해 의미를 가지지 못 하던 소수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례로 말이지요. 그런데 아마존은 미국 회사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거리가 나타납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다민족 사회이며, 지역적으로 넓기 때문에 기본적인 다양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개방적인 성격을 가진 사회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요? 단일 민족 국가를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 역사적으로 한국에서는 다양성이 강조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근대사에서는 말이지요.

게다가 자신과 다른 이들을 배척하는 패거리 문화도 존재합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매우 쉽게 발견됩니다.

최근 제가 해외에서 겪은 일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저는 필리핀 여행을 다녀 왔는데, 그 과정에서 ‘Amazing Show’라는 공연을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게이 쇼 입니다
. 수 많은 배우들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공연으로, 모든 출연진이 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얼핏 봐서는 전혀 그 이쁜 출연진들이 남자라는 것을 믿기 힘듭니다.

쇼가 끝난 후 듣게 된 가이드의 설명은 꽤나 놀라웠습니다. 필리핀에는 게이가 매우 많은 편인데,
한 반 학생이 50명이라면 25명이 남학생 중 1-2명은 꼭 게이가 섞여 있다고 합니다. 그 학생들은 등교 시에도 여학생 옷을 입고 등교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나타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차별하거나 괴롭히는 왕따 행위를 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 활동에서도 아무런 차별 대우나 불편을 겪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이 한국에 있었다면 과연 어땠을까요? 예상이 되지 않습니까? 단지 게이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한국에서 소수자는 쉽사리 인정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배척 받기가 일쑤이고, 터부시되는 부분을 건드리면 집단 뭇매를 맞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온라인에서는 더더욱 그런 현상이 자주 발견 됩니다

게다가 특정 트렌드에 사람들이 쏠리는 경향도 매우 강한 편입니다. 어떤 가방이 유행한다면 그 가방은 모두 다 하나씩은 가져야 되고, 무언가가 대세라는 분위기가 감돌면 일제히 그 대세를 향해 돌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소수자에 대한 배척과 트렌드에 대한 집중, 즉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매우 취약합니다.

그리고 절대적인 인구 수도 미국과 비교하면 훨씬 작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양할 수 있는 구성 요소 자체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롱테일이 한국에서 성립할 수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근본적으로 그러한 이론이 성립될 수 있는 바탕이 부재한 것은 아닐까요? 20:80의 파레토 규칙을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80:20정도로 롱테일 자체가 짧은 것은 아닐까요?

결국 인터넷이라는 이상계를 활보하는 주체들이 현실의 인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롱테일 이론은 한국과 같은 지역적 상황에서는 상당한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아직까지 매우 공고하고, 쉽사리 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롱테일 이론은 그대로 적용되기 힘들다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1. 한국은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강조하는 사회가 아니었다
2. 게다가 소수자에 대한 배척과 트렌드에 대한 집중 현상이 심한 편이다
3. 다양함을 구성하는 개체의 수 자체도 적은 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한국에서도 롱테일 경제학이 적용된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을까요?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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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006-12-26 14:20:24     답글 삭제
제 생각에도 한국에서는 20:80의 롱테일은 맞지 않는거 같습니다. 오히려 80:20, 잘나가는 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이런 모델이 더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유행(트렌드)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아주 집중되어 있거든요. 서양같이 자기중심적이고 개성이 강하고 자기 표현이 강한 문화와 우리나라 같은 통일, 획일성을 중시하는 문화랑은 차이가 많이 있죠.
앤디 2006-12-27 07:31:31     삭제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말씀하신 것처럼 통일, 획일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화 차이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수영 2006-12-26 15:29:59     답글 삭제
아마존 같은 경우는, 미국 자체의 다원성도 대단하지만, 영어권 전체의 다원성까지 반영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러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슬쩍 던진 얘기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이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스마트플레이스니까 관련한 토론꺼리도 많이 늘어나겠네요...^^^;
앤디 2006-12-27 07:32:33     삭제
맞습니다. 영어권 자체가 워낙에 크지요. 앞으로도 좋은 의견 많이 들으면서 토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만 2006-12-26 17:03:16     답글 삭제
꽤 오래된 글이긴 하지만 트랙백을 하나 걸었습니다. 그만이 보기에 어느 사회나 롱테일은 존재합니다. 게다가 인터넷은은 이 꼬리를 급속도로 빠르게 길이를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시판이나 댓글 등을 포함한 '글(또는 텍스트)'이라는 형태의 콘텐츠 양을 어림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또는 '이미지(만화나 패러디 이미지를 포함한)' 형태의 콘텐츠 양도 어림잡아 봐도 마찬가지겠죠.
문제는 여기서 롱테일의 합과 머리쪽의 합을 견줄 때 뒷받침 되어주어야 할 '긴꼬리중의 머리', 즉 '몸통'이 두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수익이나 매출에 대한 집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죠. 관련해서는 추후 포스팅으로 광범위하게 다시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현재 상태와 과거의 산업화 사회의 기억으로 미래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만은 롱테일의 미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롱테일 경제학' 번역서 부록에서도 나왔지만 예전 만화에 대한 사례가 포함된 글도 소개합니다. http://www.ringblog.net/tt/23(파워블로거 전성시대 '블짱에겐 뭔가 있다')
앤디 2006-12-27 07:39:30     삭제
좋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분명히 롱테일은 존재하기는 합니다. 단지 그 영향력이 차이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순수하게 디지털적인 컨텐츠(게시판, 댓글 등)와 물질 세계와 연결된 컨텐츠(상품광고, 서적 등)의 분류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트랙백과 링크, 감사드립니다. ^^

데니 2006-12-26 18:17:55     답글 삭제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한국 내수 시장 규모에서의 롱테일은 작습니다. 반면, 문화적 특성상 힘든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라 할 지라도, 한국의 지역/문화적 특성에 기반한 소수의 어텐션을 모은다면 더 큰 서비스로 쉽게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특성도 존재합니다. 이런것이 지역에 맞는 롱테일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비영어권, 단일민족의 문화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롱테일 경제학에 대입하면 굉장히 미약하고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타킷시장을 글로벌로 보느냐, 내수시장으로 보느냐에 따른 전략은 달라지지 않을가요? 시장을 구분하여 글로벌 보편성과 지역/문화적 특성을 입힌다면 충분한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앤디 2006-12-27 07:43:40     삭제
네 맞습니다. 타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 전략이라는 것이 롱테일 이론을 적용할 것인가를 포함하는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의 롱테일 적용 가능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

miriya 2006-12-26 18:54:07     답글 삭제
일단 한 영화를 1300만명이 보는 나라입니다.^^;
앤디 2006-12-27 07:44:19     삭제
그렇죠? 저도 그 영화를 봤습니다만.. 1300만명이라는 수치는 좀 무시무시합니다. ^^

클레비어 2006-12-27 00:31:34     답글 삭제
일단 시장의 크기를 기반으로 트랙백을 달았지만, 일단 소수자가(마이너리티문화소비자) 점점 인정을 받고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디어사이드를 들으면 시끄럽고 멜로디도 없는 미친헤비메탈을 듣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모닝구무스메를 좋아하면 어린일본여자애들 좋아하는 변태로 취급받던것에 비하면 지금은 그래도 그런 문화가 많이 양지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프레에 대한 인식변화같은것이겠죠. 그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요. 문제는 지금 대두되는 롱테일이 영향력을 발휘하기에는 아직 국내시장은 그 롱테일에 해당하는 문화와 컨텐츠를 소비할 사람들이 적다는 것입니다. 롱테일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그 영향력이 아직은 작고 느리게 커간다는 것이지요. 어떤면에서는 지나치게 느린 성장은 실제로 성장하지 않는 것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롱테일의 적용이 분명 해외의 성공사례처럼 국내에 적용되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앤디 2006-12-27 07:47:31     삭제
동의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예전보다는 소수자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낳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그 속도가 점점 더 가속화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10년 후에나 가능하다면 그 때는 전혀 다른 이슈로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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