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의 추운 겨울, 돌파구는 없는가?


지난 9월 30일, 기획 재정부의 재정 투자 계획이 발표 되었습니다. 12개 분야 별로 발표된 이 계획안이 IT 업계 관계자에게는 꽤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거의 언급되지도 않았고, 전자정부 사업 역시 매우 축소되었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SI 부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이는 거의 없겠지만, 부실한 현재 상황조차 더욱 악화시키는 계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어찌 보면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초기부터 IT쪽은 임베디드 분야 말고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유난히도 인터넷과는 대립각을 세워 왔습니다. 최근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 인터넷은 현 정부의 관점에서 규제의 대상일 뿐,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인터넷 서비스 업계는 어떤 상황일까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계의 대표 주자들인 포털 서비스들 역시 최근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포털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중요한 수익원인 온라인 카드 게임에 대한 규제 법안이 준비 중이라고 하는군요. 최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 역시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NHN의 경우 코스닥 상장을 벗어나 코스피로 이동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만, 오히려 주가는 급락하고 말았군요. 이러한 급락의 원인이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은 큰 문제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있는 경기 침체입니다.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 등으로 모든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돈이 돌지 않고, 경제 주체들은 철저한 자기 방어 모드로 들어가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 기업, 은행 모두 다 마찬가지로군요. 이러한 상황이 인터넷 업계에 좋은 상황일 리 없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다우 지수는 10,000 이하로 무너졌고, 코스닥은 추락 중이며, 환율은 급등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상황은 1. 정부는 지원할 생각이 없고, 2. 포털은 규제와 신뢰 하락을 겪고 있으며, 3. 시장은 잔뜩 얼어 붙어 있으며, 4. 당연히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안 좋을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군요. 

그렇다면 도대체 탈출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역설적인 이야기로 들릴수도 있겠습니다만 돌파구는 벤처 업체의 육성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조 업종의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의 추세에 들어섰고, 최근의 경기 침체로 앞으로는 성장조차 불투명합니다. 인터넷 업계는 성장의 순환 고리가 끊어진 상태이죠. 신규 진입하는 도전적인 플레이어를 구경하기가 힘들고, 시장은 고착화되었으며, 기존의 수익 모델은 여러 이유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실업자는 300만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를 육성하라니 미친 소리가 아닌가 하실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대기업은 더 이상 한국 경제에서 성장의 보장이 되지 못하며, 포털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길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은 많은 수의 신규 기업들이 새로 등장하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대운하를 파서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는 안 보다는 훨씬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방법입니다.
 
어렵고 불확실해 보이는 결정이겠지만 정부는 지금이라도 새로운 벤처 업체의 육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이미 성장한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작은 투자라 생각하고 이들을 지원해야만 합니다. 그러한 투자가 모여 작은 기반을 만들 것이고, 이를 통해 산업 전체가 선순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험난한 시기에 새로운 희망의 꽃이 틔워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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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IT업계로의 취업... 일단 경력부터?
요즘 IT업계분위기의 글들이 하나둘 올라오고있습니다. 전 취업준비생으로 이런 글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면 전부 마음아픈글들이 대부분이네요..ㅠㅠ 얼마전 IT업종의 면접을 보고왔습니다. 공돌이다보니 전공살리는길 말고는 취업이 어렵죠.. 제전공은 정보통신 네트웍 지망생입니다. 자격증도 필요한만큼 준비를 했고 영어도 준비를 했죠. 주제넘게 대기업을 넘본다던가 ...

killereco 2008-10-07 22:28:01     답글 삭제
IMF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학원을 IT,웹개발자 양성으로 인해 현재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방향의 양성의 특히 정부의 지원 대책으로 인한 지원책들은 대부분 올바르지 못한 결과들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웹개발자들의 몸값 하락으로 이쪽으로 신규 진출할려고 하는 인력도 적어지고, 기존 개발자들도 많이 다른 쪽으로 이직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어설픈 정책이 악순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앤디 2008-10-08 01:31:35     삭제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저 역시 예전같은 무책임한 인력 양성에는 반대입니다. 터무니없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겠지요. 하지만 현재 새로운 벤처 기업들이 태어나기에는 그 토양이 너무나 척박한 상황입니다. 새로이 싹을 틔우려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며,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뜻에서 쓴 글이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비지니스맨 2008-10-08 10:34:00     답글 삭제
IT 쪽 인력양상을 정책으로 IT인력들이 많을까요? 분명 자기 스스로 개발자다 머다 해서 인력들이 많은 것 같지만 결국 보면 항상 인력이 부족합니다. 사람은 많은데 정작 '쓸사람'은 없는게 현실입니다. 대부분 교육기관에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가르쳐나서 직장에서 다시 교육시켜야 되는게 현실이네요 ㅠ 무책임한 인력양상보다는
제대로된 교육기관을 만들어 실력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우선 인것 같네요.
앤디 2008-10-08 12:49:28     삭제
예전 인력 양성의 폐해를 떠올리시는 분이 많으시군요. 저 역시 인위적인 인력 시장의 변화는 절대 반대입니다. 다만 작은 회사들이 잠시라도 거주할 공간이나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해 주길 바랄 뿐이지요. 인력 구조는 이러한 기업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南無 2008-10-08 12:24:49     답글 삭제
현 정부에게 그런 걸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게 가장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이 있다면 예산 삭감을 이유로 30%의 IT 관련 수요를 한방에 날리지 않을 것입니다.
앤디 2008-10-08 12:53:00     삭제
말씀하신 것처럼 긍정적인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내버려둘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어렵지만 어떻게든 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듣지 않으려 한다 해도 말이지요.

우자 2008-10-08 14:24:52     답글 삭제
정부의 IT에 대한 시각이 무척 천박하여서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IT는 한국의 주력 산업이고 조선, 철강과 더불어 셰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입니다.

헌데 문제는 이것이 대기업의 수출주도 전략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IT하면 삼성전자죠. 그래서 삼성을 돕기위해,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거꾸로 환율 정책도 펴고, 각종 규제도 완화하고, 외국가서 대통령이 세일즈도 하는 거죠. 대기업의 번영이 국가의 부, 서민들의 부와 직결되냐는 요즘의 쟁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엘리트만 키우는 산업은 위험합니다.

우리나라 관료들이 금과옥조처럼 따르는 미국을 보더라도 인텔, MS, 구글이 존재하게 된 배경에는 소위 '창고형 벤처'들이 바글바글하게 있었기 때문이죠. 그들은 창고에서 실험하고, 연구해서 세상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출시했던 겁니다. 이들은 저절로 컸을까요? 미국 정부의 육성책, 대학교와의 연계, 벤처 캐피털들의 지원 등이 젊은 상상력과 만나서 오늘날의 IT 강국 미국이 된 겁니다.

이렇듯 국가의 자원은 한 두개 대기업의 수출지원에만 치우치지 말고 풀뿌리형 벤처들을 육성하는데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에 푸는 외환 보유고의 5%만 이쪽으로 돌려도 정말 좋겠습니다.

아울러 지원의 방향도 뚜렷해야 합니다. 지금 국가의 벤처 지원은 '실질적'이지 않습니다. 지원해 줄 돈이 많아도 그게 실질적인 지원이 아니면 공허한거죠. 괜히 절차만 복잡하고, 벤처는 그 혜택을 보기 어렵죠. 여러가지 개선의 방향이 존재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국가 IT 육성책을 위해 민간인들이 참여하는 '위원회' 형식의 구조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핵심적인 이유는 어설픈 관료들과 교수님들이 결정하는 내용이 너무 한심하기 때문이죠.
앤디 2008-10-08 18:22:35     삭제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현재 정부의 사고는 여전히 20년쯤 전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사실 대기업들 역시 공장 중심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난 곳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죠. 그 안에서 한국의 풀뿌리형 벤처는 아예 싹을 틔울 한줌의 흙을 찾기조차 힘든 상황인 것이고요. 말씀하신대로 민간 주도의 '자문 위원회'가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되고, 관은 이를 지원, 감사하는 정도만 맡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관계자 중에도 일부는 아주 깨인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도 가끔 뵙는데, 그런 분들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글쎄요 2008-10-08 14:35:00     답글 삭제
님이 언급한 벤처가 어느분야 인지는 모르지만요
님이 또한 언제부터 IT쪽에 종사를 하셨는지 모르지만
2000년도 초반때 벤처품이 많이 불었었죠
엔젤 투자다해서 묻지마 투자가 엄청났었고요
그때 벤처 사장이라는 작자들이 도덕적인 헤이감으로 인해서
그냥 말아먹은 경우가 엄청많았고요
그리고 개나소나 전부다 벤처한다고 뛰어들었다가
박살이 낫고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겨줬습니다.
그때 그렇게 한번 학습한 경험이있는데 과연 님이 언급한
벤처키우자라는것이 먹혀들어갈것이라고 생각하시나보죠?
그리고 윗에서도 언급한분이 있듯이 단기간으로 무슨 빵찍어내듯이
학원에서 엄청나게 저급 인력들을 양산해냈고요

미국에서 벤쳐어쩌고저쩌고 그쪽도 마찬가지로
벤처버블엄청나게 있었다가 꺼진적이 언제인데요
그리고 미국도 다 똑같은 인간들입니다 .
한국사람들보다도 더럽게 일못하고 않합니다.
앤디 2008-10-08 18:30:21     삭제
말씀 감사합니다. 저 역시 말씀하신 그 시기에 인터넷 벤처 업체에 있었습니다. 덕택에 회사의 설립부터 흡수 합병되는 모든 과정을 지켜 보았죠. 그 시기의 버블은 엄청났던 것이 사실이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무지로 인해 파장이 엄청났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재 인터넷 업계의 여러 업체들이 성장하고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네이버가 존재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미 사람들은 충분히 학습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그 때와 같은 무모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지나친 포비아 때문에 아예 아무 것도 못 나오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버블을 키우고, 저급 인력을 양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이 나타나려는 작은 벤처들이 포비아 때문에 사그라들고, 산업의 생태계 순환이 막히는 현실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메스테 2008-10-08 14:50:22     답글 삭제
아... 이런글을 볼때마다 취업하기가 점점 두려워지네요.. ㅠㅠ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언제쯤 이런 불황이 사그러들지... 걱정이 앞서게되네요
앤디 2008-10-08 18:37:26     삭제
무조건적인 낙관주의는 절대 피해야 할 것입니다만, 역시나 지나친 비관주의도 안되겠죠. 용기를 가지고 차근 차근 경험하시면서 본인의 길을 찾으시면 되지 않을까 하는 주제 넘는 의견을 남겨 봅니다.

박민철 2008-10-20 22:03:36     답글 삭제
중국과 일본을 사이에 두고, 두 나라 보다도 좋은 인터넷 환경에 있지만, 정작 IT쪽으로 지원이 끊기면, 남은 것은 일본이나 중국에게 따라 잡히는 일만 남는거겠죠.

현재 일본만 하더라도, 개인이 직접 조그마한 회사를 차려서 여러 사람들이랑 연계하면서 여러 소프트등을 개발하고 있고, 작은 규모이지만 시상식등도 마련하여 서로간의 사기를 복돋고 있습니다. 어제도 MA4 AWARD라는 작은 시상식에 갔다왔었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대학생들도 참여 하더라구요. 그 뒤에는 포털 사이트라던가 정부의 보조가 뒷받침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풍조가 되어야 합니다. 벤쳐기업을 육성하고 키우는데에 있어서 정부나 대기업의 보조가 없이는 무용지물이겠지요.
우연히 들렀는데, 좋은 글 보고 갑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리겠습니다.
앤디 2008-10-21 18:04:58     삭제
사실 이미 IT 강국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따라 잡혔기 때문이죠. 통신 속도는 일본이 더 빠르며, 규모의 관점에서는 중국에 상대가 안 됩니다. 게다가 중국은 비록 카피 서비스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매우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지요. 한국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뒤집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예전에는 정통부를 통한 지원이 미약하게나마 있었으나, 지금은 그것조차 거의 사라진 상황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피드백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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