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통신 인프라와 단말기 보급은 잘 되어 있는지 몰라도, 모바일 서비스에 있어서는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서비스의 다양성과 수준이 상당히 뒤떨어진 상황이죠. 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SKT, KTF 등의 이통사가 자신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못하게 막아왔고 또한 콘텐츠 이용료 등에 있어서도 폭리를 취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또한 제대로 보급되지 못했습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모바일 사업의 비전을 보고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전사했거나 목숨을 겨우 연명하고 있는 형편이죠.
최근 조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수익 감소를 꺼리는 국내 이통사들이 풀브라우징이나 스마트폰을 제대로 보급을 시킬 의사가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니까요.
“시험대 오르는 모바일 인터넷”, 그리고
“이통3사 풀 브라우징 전략 3색”이라는 기사에서 보듯이, 시장 점유율 순으로 폐쇄적입니다. 3위 사업자인 LGT는 사업상의 탈출구를 찾아야 하니까 도전적이고, 2위 사업자인 KTF는 중간적인 입장이고, 1위 사업자인 SKT는 보수적인 입장이죠. 역시 모든 산업 분야에서 1위 기업들은 무엇을 하든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모바일 산업은 안정적인 산업들과는 달리, 계속 계속 진화해야 합니다. 첨예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산업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렇게 이통사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으니,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한국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이 점점 더 낙후되어 가고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국내 이통사들의 가장 큰 잘못은 “휴대폰 인터넷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다들, 휴대폰 인터넷은 할 것도 없는 데다가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요금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휴대폰 인터넷을 활성화하려면 그러한 대중의 불신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그만큼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액션이 필요한데, SKT와 KTF가 그것을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암울하면 할수록, 레지스탕스의 마음으로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사람들도 있는 법.
현재와 같은 이통사 중심의 폐쇄된 모바일 환경을 타개하고자,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주목할만한 행사를 하나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오픈 모바일 플랫폼인 구글 안드로이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3월 13일(목요일)에 '2008 코리아 안드로이드 행사'를 개최합니다.
2008 코리아 안드로이드 행사 홈페이지
프로그램을 보면, 응용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여 살짝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만, 어쨌든 기업의 후원이 없이 이렇게 풀뿌리 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잘 알고 있는 ROA그룹의 김진영 대표, 그리고 퓨처워커님이 각각 주제 1, 2를 맡으셨네요.
하단의 동영상은 구글코리아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안드로이드 개발자 경진대회 홍보 동영상입니다. 열정을 불태울 대상이 없는 한국의 개발자들이 이런 대회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관심들이 모여서 2008 코리아 안드로이드 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행사 사전등록자가 꽤 됩니다. 이번 행사가 한국 모바일 업계에 오픈 플랫폼이 자리잡는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정이 변화를 가져오고 결국 독과점과 매너리즘을 몰아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