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1 23:37:07
어느덧 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2007년의 Web 10대 M&A를 선정하여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어컴이 주도하였던 2006년 인수합병 시장과 달리 2007년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어 매우 활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4월에 집중되었던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 인수 경쟁은 거대 플레이어들 간의 싸움이 얼마나 큰 규모로 벌어지는지 다시금 깨닫게 했었던 광풍이었습니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AOL, WPP가 경쟁할 2008년 온라인 광고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것입니다. 순위 선정은 인수 가액 기준입니다.
1. aQuantive by Microsoft, 60억 달러
2006년 단일 인수에 가장 큰 돈을 사용한 기업은 유튜브에 16억 5,0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구글이었지만 올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에이퀀티브 인수에 무려 60억 달러를 지출하며 가볍게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검색과 광고 네트웍을 바탕으로 온라인을 휘어 잡은 구글에 대한 반격이었고, 작년에 불었던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 인수 광풍의 정점이었습니다.
60억 달러는 실제 매출에 비하여 약간 고평가 되었다는 평이 일반적입니다만, 다른 에이전시들과 달라 에이퀀티브는 거의 모든 온라인 광고 영역을 커버하는 토털 솔루션을 가진 기업이었으므로 충분히 상식적인 범위 이내에서 지불된 프리미엄입니다.
온라인 광고는 단순히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거의 모든 사업부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므로 아직 인수의 효율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 에이퀀티브의 플랫폼들이 얼마나 잘 마이크로소프트에 녹아들지, 기존의 MSN adCenter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어떤 식으로 발휘될 지에 따라서 60억 달러의 효용이 달라질 것입니다.
2. DoubleClick by Google, 31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가 날린 60억 달러의 블로우가 너무 커서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만, 구글이 더블클릭의 인수에 투자한 31억 달러도 놀라기에 충분합니다. 인수 당시 웹 2.0 광고 모델인 문맥 광고의 선두 주자인 구글이 웹 1.0 광고 모델인 디스플레이 광고의 대표였던 더블클릭을 인수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크게 이슈가 되었던 계약입니다.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 인수 광풍의 시발점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세, 컨텍스츄얼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양 쪽에서 모두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게 되는 규모, 기존 광고 네트웍과 통합되어 발휘할 시너지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할 때 31억 달러는 구글에게 충분히 지출 가능한 금액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더블클릭을 소유했었던 사모펀드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20억 달러에 피인수를 제안하였다는 사실을 근거로 바가지라고 평가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퀀티브 인수가 이루어지고, 디스플레이 광고가 다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적정한 가격이라는 의견이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FTC의 인수 승인이 겨우 작년 12월 20일에 내려졌고, EU에서의 반독점 심판은 내년 4월이 지나야 내려질 예정이므로 아직 플랫폼들이 연결되지 못하여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평하기 이릅니다.
3. Right Media by Yahoo!, 6억 8,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공세에 대응하고자 야후는 기존에 지분의 20%만을 소유하였던 Right Media의 나머지 지분 80%를 6억 8,000만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인수는 디스플레이 광고 파트의 강화를 위하여 이루어졌으므로 1주일 전에 이루어진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해 보입니다. 구글의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이 현실화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이러한 반감에서 기인한 안티 구글 수효를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습니다.
인수 당시 야후의 CFO이자 현재 사장으로 재임중인 Susan Decker는 인수로 확보된 기술을 일부 페이지에 시범 적용한 결과 디스플레이 광고의 단가가 50% 상승하였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실험이 아닌 야후 전체 페이지로 확대한 이후 매출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확인하려면 앞선 두 인수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4. 24/7 REAL MEDIA by WPP, 6억 4,900만 달러
전통적인 광고 에이전시들의 집합체인 WPP 그룹은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인 24/7 REAL MEDIA를 6억 4,900만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WPP의 CEO인 Martin Sorrell은 2006년 가을, 광고의 과학화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는 친구이지만 기존 광고계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측면에서는 적이라며 구글을 friend와 enemy의 합성어인 frenemy로 지칭했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 12월 프랑스의 광고 에이전시인 Publicis Groupe가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인 Digitas를 13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5개월 만에 전격 발표된 WPP의 24/7 리얼 미디어 인수는 전통 광고 에이전시들이 온라인 광고 사업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점차 디지털과 비디지털의 경계는 매우 모호해 질 것입니다. 말 그대로 모든 미디어가 디지털이라면 굳이 경계 지을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전통 미디어들만을 업무 대상으로 국한한다면 전통 광고 에이전시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광고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크게 축소될 것이 확실합니다. 6억 4,900만 달러는 매우 큰 돈이지만, 5년 10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번 인수의 가치는 빛을 발할 것입니다.
5. Postini by Google, 6억 2,500만 달러
구글은 포스티니를 인수하며 기업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였습니다. 포스티니는 보안, 암호화 그리고 메신저 및 이메일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미국의 3대 이메일 보안업체의 한 곳으로 꼽힙니다. 포스티니를 인수함으로써 구글은 Google Apps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보다 안정감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견이지만 구글은 구글 앱스를 수익 창출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인수의 가치는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 견제에 두는 무게에 대한 시각차에 따라 갈릴 것입니다.
6. Visual Sciences by Omniture, 3억 9,400만 달러
웹 분석 기업인 Omniture는 6,500만 달러에 Offermatica를 인수한 데 이어 또 다른 웹 분석 기업인 Visual Sciences를 3억 9,400만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Visual Sciences 역시 얼마 전 다른 웹 분석 기업인 WebSideStory를 인수하였다는 사실까지 포함한다면 새롭게 탄생한 Omniture는 웹 분석 기업 네 곳의 연합체입니다. 같은 섹터의 여러 기업이 하나로 더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제품군과 개발팀의 결합과 정리입니다. 웹 분석 시장은 너무나 많은 군소 업체들이 난무하는 실정이라 추가적인 인수합병의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다른 업체들보다 미리 하나로 더해진 만큼 시행착오도 더 일찍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7. Sling Media by EchoStar, 3억 8,000만 달러
DISH Network의 소유자이자 미국 제2의 위성TV 사업자인 EchoStar는 슬링박스를 만드는 슬링 미디어를 3억 8,000만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에코스타의 방송 컨텐트와 슬링 미디어의 컨텐트 중계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서비스는 그 자체로서도 큰 가치를 지닐 것이고, 향후 전개될 IPTV 시장에서도 독특한 포지셔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8. Club Penguin by Disney, 3억 5,000만 달러
클럽 펭귄은 어린이들을 위한 SNS입니다. SNS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온라인 게임과 더 닮아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에 매우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디즈니라면 클럽 펭귄을 다른 어떤 기업들보다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 Zimbra by Yahoo!, 3억 5,000만 달러
야후는 짐브라의 정교한 기술을 활용하여 야후 메일의 점유율을 확고히 하고자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이고 구글도 구글 앱스를 통하여 이메일, 메신저, 캘린더 기능을 통합하여 제공 중이기 때문에 야후 메일을 기반으로 SaaS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속내도 보입니다. 더불어 짐브라 플랫폼을 사용하는 중소기업과 대학들까지 광고 인벤토리를 확장할 수 있다는 보너스도 있습니다.
10. Quigo by AOL, 3억 4,000만 달러
퀴고는 텍스트, 디스플레이, 이미지 광고를 제공하는 컨텍스츄얼 전문 광고 에이전시입니다. 투명성을 장점으로 광고주들의 지지를 얻었고, ESPN, 포브스, 타임과 같은 언론사들과 돈독한 파트너쉽을 유지하여 구글을 위협하는 다윗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AOL은 기존의 Advertising.com, Adtech, Lightningcast에 2007년 Tacoda, Third Screen Media, Quigo를 더하여 디스플레이와 문맥 광고부터 behavior targeting, 스트리밍 비디오, 모바일까지 걸치는 광범위한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하나의 사업부에 통합하여 Platform-A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로써 2008년 온라인 광고 전쟁에서 AOL도 주요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또한 플랫폼-A는 거의 모든 온라인 광고 영역을 커버하는 만큼 구글과 체결 중인 광고 파트너쉽에 어떤 형태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