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가 1조 877억 원을 들여 하나로 텔레콤을 인수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기존 지분을 합치면 전체 지분의 43.59%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인수에 대한 예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되어 왔으므로 놀랄만한 사실은 아닙니다만, 그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하나로 텔레콤이 최근 들어 각광을 받은 이유는 ‘하나TV’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곧 열릴 IPTV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re IPTV 가입자는 1년 만에
디지털 CATV의가입자를능가했습니다. 실시간 방송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이죠. 빈트 서프가 이야기 했던 TV의 iPod 모먼트가 현실화 되어 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현재 서비스 중인 두 Pre IPTV 서비스를 비교한다면, 메가 TV는 상대적으로 콘텐츠의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하나TV는 그 동안 쌓아 온 콘텐츠 확보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가 현재의 가입자 수 격차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하나 TV 측에서 많은 투자를 해 온 것도 사실이지요. 물론 하나TV의 경우 누구든 가입이 가능하나 메가TV는 메가패스 사용자만이 가입 가능하다는 차이도 있고, 이러한 면 역시 두 서비스의 가입자 수 차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아직은 하나TV가 한 걸음 앞선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흔히들 IPTV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방송, 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SKT는 하나로가 가지고 있던 이러한 서비스에 모바일 서비스를 추가하여 쿼드러플 플레이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지나치게 공급자 중심적인 개념이니 넘어가죠. 더 중요한 것은 SKT는 야외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디바이스인 휴대 전화뿐만 아니라, 거실에서 가장 중요한 디바이스인 TV의 영역에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미디어들을 모조리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어떠한 콘텐츠를 어떠한 디바이스에서 즐기던 SKT의 서비스 중 하나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동안 쌓아 온 무선 망 인프라와 하나로 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그리고 막강한 콘텐츠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상품들을 결합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본적인 수준부터, 현재 모바일 기기가 가지고 있는 휴대성과 IPTV의 양방향성 인터랙션을 결합하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 온 폐쇄적인 모습을 기억한다면 그러한 시너지를 쉽게 낼 수 있을 것인가에 한 편으로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부문에 걸친 독점적 지위로 더욱 더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SKT는 강력한 무기들을 제대로 휘둘러서,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대기업 특유의 느린 의사결정과 내부적 항쟁으로 시너지 효과는 구경도 못 해 본 채 따로 놀기를 하게 될까요? 관심을 가지고 행보를 지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