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동통신 사업자로 변신할 것인가?

안녕하십니까, 스마트플레이스의 Rationale입니다. Google 주도의 OHA; Open Handset AlianceAndroid를 공개한 이후 사람들은 모바일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할 획기적인 플랫폼이라는 칭송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글이 구상한 모바일 플랜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월 스트릿 저널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그들이 내년 1월 16일로 예정된 FC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의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여 모바일 폰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확보할 계획이고, 이를 위해 46억 달러 이상의 입찰 자금을 준비하였으며, 자금은 구글이 소유한 현금으로 충당하되 약간의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구글은 이미 FCC로부터 테스트 라이센스를 확보하여 구글 캠퍼스가 위치한 마운틴 뷰에 기지국들을 설치, 기존의 Wi-fi 네트웍 대신 "Advanced High-speed Wireless Network"를 운영 중이고 현재 해당 무선망에서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기기들의 프로토타입이 구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 대변인:

우리의 목표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열린 경쟁 무선 세상에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결과를 달성하기 위하여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고, 미래의 더 많은 향상을 기대합니다. FCC의 규정은 오는 12월 3일까지 우리의 계획들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우리는 이에 부합할 의사가 확고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경매에 응하여 입찰자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700MHz 주파수 대역이란?

2009년 2월부터 미국 소재 모든 방송국들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금지한 디지털 방송법이 통과되면서 해당 시간부터 아날로그 방송이 사용하던 700MHz 대역이 유휴 주파수가 될 예정입니다. FCC는 용도가 종료되는 700MHz 대역을 2008년 1월, 통신용 주파수로서 경매에 붙이겠다고 공언하였고, 이에 AT&T, Verizon Wireless 등 관련 기업들이 커다란 관심을 표명하였습니다. 700MHz는 높은 주파수에 비하여 처리율이 낮지만, 사실상 미국에 남은 마지막 유휴 주파수인데다가 출력 대비 긴 도달 거리, 높은 투과율, 낮은 간섭률, 더 나은 이동성, 더 빠른 전송속도 등의 장점이 있어서 매우 매력적인 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구글의 입찰 선언이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독자적 모바일 네트웍 구축이라는 거대한 야망을 드러냈었고, 많은 전문가들이 구글의 경매 참여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었습니다. 관건은 구글이 입찰 과정에서 고려할 옵션들입니다.

구글이 사용권을 획득하여 독자적 모바일 네트웍 구축에 나설 경우

구글의 기존 행보로 미루어 기존 사업자들보다 모바일 접근성이 좋아지고, 접속 비용이 줄어들며,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망 구축에 약 3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므로 노하우가 부족하다면 관련 기업의 인수도 수반될 만합니다. 또한 지난 7월 Ubiquisys에 투자하여 확보한 Femtocell을 접목시켜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네트웍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Femtocell은 ZoneGate라는 AP를 설치하고 이를 기존 인터넷 망과 연결하여 도달범위 이내에 위치한 일반 3G 휴대폰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은 매우 복잡한 레드 오션으로 구글의 핵심 사업 역량과 거리가 먼 영역에 속합니다. 막대한 투자 비용은 분명 커다란 리스크입니다. 게다가 이미 구글과 파트너쉽을 체결한 기존 사업자들 그리고 구글의 진출을 잠재적 위협으로 바라보는 다른 파트너들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구글의 we-do-everything 전략에 맞서 안티 구글을 표방하였으나 모바일 네트웍 장악 시도는 차원이 다른 종류의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라는 브랜드가 소유한 가치와 네트웍에 대한 그들의 심도 깊은 이해가 더해진다면 분명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구글이 사업권을 획득한 후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와 파트너쉽을 체결하는 경우

구글 경영진은 단독 입찰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나, 특정 사업자와 손잡고 입찰에 나설 경우 입찰에서 소외된 사업자와의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독으로 사업권을 획득한 후 대역을 분할하여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임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입니다.

구글이 독자적 모바일 네트웍을 구성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사업자들이 그들의 무선망에서 안드로이드의 동작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입니다. 실제로 AT&T와 Verizon Wireless는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망 공개를 제한하겠다는 운영 계획을 밝혔고, 아직까지 안드로이드를 인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만약 그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의 기능 일부를 제한하거나, 망 사용 대가로 추가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이는 분명 OHA 진영의 발전에 장애로 작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주파수 대역을 임대하는 조건으로 기지국 공동 설치 및 운영, iPhone처럼 안드로이드를 위한 특별 요금제의 도입 및 매출의 일부 할양을 요구하여 이동통신 사업 진출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네트웍 운영에서 한 발 물러나 본래의 핵심 사업인 검색, 로컬, 광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실질적인 소득입니다.

구글이 사업권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사업권 취득자가 지켜야 할 오픈 디바이스와 오픈 어플리케이션 규약에 가장 근접하는 플랫폼이 안드로이드이고, 케빈 마틴 FCC 의장도 OHA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므로 굳이 사업권을 따내지 않아도 안드로이드의 전파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구글이 사업권 획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Kevin Martin, Chairman of FCC:

저는 모바일 기기들을 위한 열린 플랫폼을 도입하겠다는 OHA의 성명에 만족합니다. 다가오는 대역 경매에 오픈 네트웍 규약들을 채택했었을 당시 말하였듯, 저는 네트웍, 기기 또는 어플리케이션 단계에서의 더 많은 개방이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에게 무선 서비스 선택의 자유를 강화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주도권을 잡아 나갈 수 있는 다른 방안들 대신 불안한 동거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발빠른 FCC,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정보통신부는 2012년 12월 31일로 예정된 아날로그 방송 송출 종료 시점 이후의 주파수 활용방안에 대해 특별한 정책 방향조차 수립하지 않았었고, 지상파 방송국들은 해당 주파수를 활용하여 다채널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또한 2011년 SK텔레콤의 800MHz 대역 이용계약 만료, 2012년 700MHz를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맞춰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되었으나 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전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하며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었습니다.

지난 11월 16일 종료된 2007 세계전파통신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700MHz 대역을 전세계 인터넷 사용을 위해 개방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다행히 미국과 중국, 인도,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회원국들과 함께 우리나라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700MHz 대역의 개방은 전세계가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된다는 의미입니다. FCC는 네트웍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미 그 이후를 바라보고 정책을 수립하였고, 이번 WRC-07에서도 대역 개방을 주도하였습니다. 정보통신부는 컨퍼런스 이후 700MHz 대역을 4세대 이동통신에 쓸 수 있도록 주파수 재분배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데 주파수 경매제 도입, 800MHz 대역 재분배 이슈와 더불어 공정하고 적절한 정책 설정을 기대하겠습니다.

보다 딱딱하고 긴 글은 Veracious Information에 올려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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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2007-11-20 14:48:03     답글 삭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구글에 몸담고 계신 분이 자화자찬하니 어색하네요.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칭찬 일색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모바일 리눅스와 큰 차이 없는 제품을 좋은 마케팅으로 포장해서 헤게모니 장악을 꾀하는 모습으로 보시는 시선도 있구요. 구글의 무선 통신 전략에 대해서는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Rationale 2007-11-20 15:25:44     삭제
Joseph님 말씀대로 찬사와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적된 사항들은 실기가 나오기 전까지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평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서 글을 부드럽게 이끌어 가기 위한 의도로 서두의 표현을 삽입하였으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현재 구글의 임직원도 아니고, 별다른 연관 관계가 없으며,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아래 disclosure를 기입하였겠지요 :)

sok 2007-11-21 14:41:06     답글 삭제
검색에서 벌어서 밑빠진 독에 쏟아붓는 시나리오가 바로 떠오르는군요. 알아서 잘 하겄지요만은. 그나저나 아날로그 송출 중단하면 곤란하지 말입니다..(내 티비는 어쩌라고)
Rationale 2007-11-22 16:36:13     삭제
구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검색과 광고입니다. 모바일 네트웍 장악도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검색,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목적이니까요. 비용이 많이 들긴 합니다만 :)

미국은 정부가 가구별로 셋탑박스비용을 지원해서 아날로그 전용 TV도 계속 시청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별도 대책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베짱이 2007-11-21 16:12:15     답글 삭제
구글이 이런이런 조건이 되면 700MHz대에 입찰하겠다고 선결조건을 제시했는데 그걸 FCC가 맞춰줬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슈미트 회장 등이나 관련인들은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자세한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대신 슈미트 회장의 스타일이 뱉은 말은 지킨다라는 주의라 참가해서 입찰은 할 것 같습니다.
Rationale 2007-11-22 16:37:20     삭제
의장의 발언도 그렇고 FCC가 대놓고 구글을 편애하는 모양새이긴 합니다. :)

슈미트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이야기 해왔고, 페이지도 3분기 어닝 컨퍼런스 QnA 세션에서 입찰할 것이라는 요지의 답변을 했었습니다. 하긴 할 것 같은데 단독 입찰인지 컨소시엄 구성인지가 관건입니다.

펜도리 2007-11-23 09:37:25     답글 삭제
ITU에서 현재 방송대역으로 쓰이고 있는 (구글이 입찰한다는 바로 그 주파수 대역들입니다) 주파수를 이동통신 대역으로 사용할 수 있게 결정했습니다. 국가특성이 미국과 유럽이 달라 유럽의 반발이 심했는데.. 유럽엔 일부 예외를 적용해주기로 한 듯 합니다. 이 주파수 경매가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앞둔 한국에서도 향후 주요 이슈가 될 텐데요.. 내년 미국 시장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이네요..
Rationale 2007-11-26 09:15:53     삭제
유럽은 일단 특수성을 인정하고 더 좁은 대역폭과 더 긴 유예기간을 주었으니까요. 안 하면 자기들만 손해인 일이니 EU가 잘 이끌어가겠지요. :)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의 범용성과 유럽 시장의 특수성이 혼재된 상태라 정보통신부가 정말 나이스하게 정책을 뽑아 내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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