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를 둘러 싼 쟁점들

지난 번에는 IPTV가정부규제의틀안에서성공할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그 글에서 간략하게 제도적 충돌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그러한 이해 관계자들의 충돌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 보지요.
 
일단은 ‘방송’과 ‘통신’의 정의부터 살펴 보아야 하겠습니다. 법적 문제는 말 그대로 ‘어 다르고 아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통신과 방송의 정의
 
방송법 2조 1항에 따르면 ‘방송 서비스는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및 제작하고 이를 공중(시청자)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대중에게 사업자가 편성한 프로그램을 단방향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신’은 전기통신법 2조 1항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통신은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이죠. 여기서 양방향성이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홈쇼핑을 방송하는데, 시청자가 TV를 통해 즉시 주문이 가능하도록 IPTV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이것은 방송일까요? 아니면 양방향성이 있으니 통신일까요?
 
기술의 발전으로 야기된 이러한 혼란이 논쟁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각 정부 부처 및 업체들의 이해 관계가 얽히기 시작합니다.
 
통신사들은 기존의 통신 기능을 확장하여 ‘방송’을 추가하려 하고, 반대로 방송사는 다양한 서비스를 위해 ‘통신’ 기능을 추가하려 합니다. 출발점은 달랐지만 목표 지점은 비슷한 것이죠.
 
IPTV를 둘러싼 주요 쟁점들
하지만 서로 다른 법의 관할을 받던 양 그룹이 섞이면서, 관할 정부 부처의 불명확, 서로 다른 법적 규제의 형평성, 독과점 이슈 등이 발생합니다.
 
우선 정부 부처 내 주도권 경쟁을 살펴 보죠. 기존의 주무부처는 통신의 경우 정보통신부이며, 방송은 방송위원회가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둘이 섞이니 당연히 충돌이 일어나겠죠.
 
서로간의 주장이 타협점을 찾지 못 하자, 2006년 국무총리 자문기구로 방송통합융합추진위원회’ (이하 융추위)를 만들어 정책 방안을 도출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난 4월 초안을 만들어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융추위 초안에 대해 모두 만족해 하지는 않습니다. 큰 쟁점들을 짚어 보죠.
 
우선 IPTV가 어떤 서비스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융추위는 IPTV는 방송이 주 서비스이고 통신이 부수적 서비스라는 정의를 다수 안으로 채택했습니다. 반면 소수 안으로는 방송과 통신의 결합 또는 융합 서비스로 정의하고 있지요. IPTV는 대중에게 실시간으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이 주 서비스라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방송’의 정의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사실 기술적으로는 논쟁 거리도 안 되는 것이지만, 이 정의에 따라 주무 부처의 성격이 달라지니 어쩔 수 없는 화두이겠습니다.
 
또한 대기업의 진입 제한에 대한 쟁점이 있습니다. 대다수 방송 사업자, 특히 케이블 방송의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규모가 통신 업체에 비해 영세하게 느껴질 만큼 작습니다. 이러한 점이 방송 사업자로 하여금 생존의 위기를 느끼게 하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보죠. 가장 적극적으로 IPTV 시장에 뛰어들려고 준비중인 KT의 연 매출액은 12조 정도인데 비해, SO의 경우 전체를 다 합해도 1조 5000억 정도에 불과합니다. IPTV의 방송 성격은 기존 케이블 방송을 대체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거대 기업 KT와는 경쟁이 힘들어지는 것이죠.
 
이와 관련하여 기간 사업자의 자회사 분리에 대해서도 쟁점이 생깁니다. KT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52%, 시내전화 93%, 국제전화 41%, 전용회선 51%, 위성방송인 스카이 라이프의 1대 주주를 겸하고 있는 거대 기업입니다. 이러한 기업이 여러 서비스를 묶어서 싸게 제공해 버리면 케이블 사업자들은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케이블 사업자들은 자회사 분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융추위의 다수 안으로 채택되지는 못 했습니다.
 
또한 사업권역에 대한 쟁점도 상당히 큽니다. 기존 케이블 SO들은 권역 별 면허의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접점이 SO이기 때문에, 독과점적 SO가 나타날 경우 지나친 지배력을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IPTV는 네트워크 기반입니다. 권역을 따진다는 것이 사실 무의미하죠. 그렇기 때문에 IPTV에는 전국권역을 사업 가능하도록 안이 나왔으나, 케이블 사업자의 경우 권역 제한을 받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 외에도 사업자의 면허 방식, 시장 점유율에 대한 규제, 망 접근 권한 등에 대해서도 쟁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 쪽을 관할하는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는 사사건건 부딪혀 왔습니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사업을 할 수 있는 ‘방송’의 성격 탓에, 기술도 있고 기업도 하고 싶어 하고, 시범 서비스까지 끝났지만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이죠.
 
점입가경, 기구설치법
하지만 더 골치 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기구설치법안) 에 대한 것이죠.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어 가니 이를 관장할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통합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내용입니다.
 
일단 여기까지만 들어봐도 만만치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지금까지 티격태격하던 두 기구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니 난관이 엄청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기구설치법을 통과 시킨 후, 그 기구가 관장할 IPTV 법안을 처리하자는 의원들이 나타납니다. 한 편에서는 일단 사업이 급하니 IPTV 법안을 통과 시키고, 기구 설치법은 나중에 처리하자는 의원들도 있지요.
 
게다가 올해에는 대선도 있습니다. 정권 말기에 과연 기구설치법과 같은 안이 통과될 것인지 매우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군요. 게다가 최근 있었던 정통부와방송위의대립기사를 보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제는 정리해야 할 때
이미 IPTV는 법안의 제정이라는 문제 때문에 너무 오래 표류해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상용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IPTV에 대해 통신법상 정의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 자체의 도입은 허용을 했습니다.
 
산업적 파급효과 및 사용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생각한다면 지금도 많이 늦었습니다. 늦어진 이유가 기술 미비라던가, 사업자의 역량 부족이라면 이해가 됩니다만 관련 법안이 정리되지 않았서라는 것은 너무나 허탈합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 할 때이며, 티격태격하는 정부부처는 싸움을 멈추고 빠른 해결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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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 2007-06-21 09:33:23     답글 삭제
비밀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앤디 2007-06-22 10:50:20     삭제
좋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미국의 경우 말씀하신 것과 같은 혼돈이 있기는 해도, 그 것 때문에 기업이 서비스 자체를 못하게 막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러한 부분이 저는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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