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Web은 준비되어 있는가?

UN의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7%가 넘어서면 고령화 사회로, 14%가 넘어서면 고령 사회라고 합니다. 20%가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도 어느새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었습니다. 최근의 출산율 저하를 생각해 보면,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는 데에 한 세대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한 편으로 드는군요.
 
모두 아시다시피 현재의 웹 환경은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연령의 하한은 꾸준히 낮아져서 초딩이라는 속어가 그다지 거부감 없이 느껴질 만큼 어린 사용자는 많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연세가 많으신 노인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지난해 11월, MS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공동으로 “어르신 정보화 수기/동영상 공모전”을 치렀습니다. 약 3주간의 교육을 진행한 후 교육을 수강하신 400여 분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었으며 총 62편에 달하는 작품이 접수 되었다고 합니다. 


[ 그림 1 : 어르신 정보화 수기 및 동영상 작품 공모전 수상자들 ]
 
교육의 내용이나 수준은 잠시 접어 두더라도, 수강하신 분들의 반응이 상당히 놀랍습니다. 관련기사에 따르면 교육을 수강한 노인 중 설문 응답자의 98%가 자신감이 생겼거나, 생활이 즐거워졌다는 반응을 나타낸 것이죠.
 
저희 어머님께서는 작년에 환갑을 넘기셨는데, 인터넷을 아주 열심히 쓰시는 편입니다. 웹 서핑부터 시작하시더니 email, 보이스 채팅 등을 거쳐 지금은 플래시를 공부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 찾아 뵈었을 때는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하고 계시더군요. 지금은 인터넷이 몇 안 되는 낙이라고 종종 말씀하시곤 합니다.
 
물론 여기까지 오기에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사실이고 아직도 “내 문서” 폴더 이외의 다른 곳에 파일이 있으면 찾는데 애를 먹으시긴 하지만 저는 제 어머님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넷을 잘 활용하시는 분들이 대단히 예외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의 까페에서 “중년”, “황혼”, “5060” 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상당히 많은 수의 까페가 나타납니다. 글의 수나 회원 수를 살펴 보면 상당히 많은 수의 까페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KODA에서 운영하는 어르신나라 사이트에서도 많은 어르신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그림 2 : “중년” 이라는 이름으로 까페를 검색한 결과 스크린 샷]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배움의 즐거움이나 열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주변 사람들이 그 분들을 그렇게 몰아가는 것일 뿐이었다’라는 것이죠. 사실 노인들은 여러 면에서 소외되고 배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렇다면 우리의 웹 환경은 얼마나 노인 층에 대해 배려하고 있고, 앞으로 다가올 고령 사회를 대비하고 있을까요? 일단은 부정적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일모리님의글에서 볼 수 있듯이, 우선 UI부터 노인층을 배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컨텐츠도 매우 적은 편이며, 직접 구성한 커뮤니티 (주로 까페를 이용한)를 제외하고는 노인 대상의 서비스 역시 찾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실버 시장”, “실버 상품” 이라는 말이 듣기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 노인들은 사회의 중추 세력이 되어 가고 있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영향력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강해져 갈 것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금전적인 면을 떠나서라도 노인들 역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참여”하고 싶고 “대화”하고 싶어 하시니 말이죠.
 
혹시라도 무심하게 대해 오셨다면, 한 번쯤은 부모님 옆에 나란히 앉으셔서 웹 서핑이든, 컴퓨터 사용법의 기초든 설명을 드려 보세요. “내가 이 나이에 뭘….” 이라며 손사래를 치실지는 몰라도 속으로는 기뻐하실 테니까요.
 
많은 어르신들도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며 세계와 소통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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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Lead 2007-11-05 15:09:54
인터넷 이용자 고령화 현상 - 40대, 50대이상 유저의 급성장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릴리스하고 있는 정보화 실태조사 자료의 최근 7개년 데이터를 정리하여 인터넷 이용자수의 연령별 트렌드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2001~2004년에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30대 세그먼트가 2005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종료되면서 30대 이하 세그먼트는 일제히 성장이 멈추고 하강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40대 세그먼트는 2...

김윤수 2007-02-28 09:36:27     답글 삭제
저도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 전쯤인가 저희 아버지가 인터넷을 배우시더니 PC 좀 집에 설치할 수 없냐며 얘기하신 적이 있었는데... 제가 그 때는 엄두가 나질 않아 설치해 드리질 못했습니다. 지금도 두고 두고 후회가 되네요. 나이드신 분들도 상당히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사이월드에 올린 저희 애들을 사진을 장모님께 보여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저는 가전 제조 업체에 있는데... 고령인구의 정보화 소외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윤수 2007-02-28 09:38:31     삭제
아! 그리고, 전 가장 기본적으로 지금 나와 있는 여러 스킨들이 기본 글자 크기를 쉽게 크게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작은 글씨 정말 못 보거든요.
앤디 2007-02-28 12:21:38     삭제
PC 사용을 못 하시는 어르신들도 막상 경험해 보시면 굉장히 기뻐하시더군요. 그리고 제 경우 이런 저런 내용을 설명하다 보니, 여전히 PC는 사용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 실감이 되더라고요. 좀 더 쉬우면서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이 절실히 느껴지더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글자 크기가 작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였고요. 제 경우는 모니터를 키우는 것으로 답을 냈지만, 웹 사이트들의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kkongchi 2007-02-28 09:48:43     답글 삭제
저희 집도 아버지, 어머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사이트 등에는 적응을 못하시더라구요. 네이버 뉴스와 한게임이 그나마 쓰시는 사이트인데..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들이 많이 개발되었으면 하네요.
앤디 2007-02-28 12:31:27     삭제
이미 고령 인구가 많이 늘어 있는 상태이고, 앞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PC를 접하던 분들이 고령 인구에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 중시되는 시기는 반드시 올 겁니다. 그 시점은 생각보다 빠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 및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mindfree 2007-02-28 14:01:19     답글 삭제
제 어머니의 경우에도 제 형이 외국에 나가 살 때는 스카이프와 msn화상채팅을 이용해서 매일 이야기를 하시다가, 저와 제 형 모두 들어온 이후 점점 안쓰시더니 최근엔 인터넷을 해지하셨더군요.. 인터넷 비용을 제가 내고 있어서 그게 마음에 걸리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르신들이 재미있게 사용할만한 사이트들이 늘어나면 좋을텐데. 제 자신도 웹기획자인데 이런 점에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습니다.
앤디 2007-02-28 21:13:06     삭제
어르신들이 의욕적으로 시작하시다가도 작은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그만 두시는 경우가 많더군요. mindfree님의 어머님도 이런 이유에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시기 전에는 주위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시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많이 고민하시고 훌륭한 기획 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

oojoo 2007-02-28 14:12:32     답글 삭제
작년 말에 정보문화진흥원의 요청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컴퓨터 교재를 집필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어르신 정보화 수기/공모전에 당선되신 분들의 인터뷰를 위해 5분 정도를 뵌 적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컴퓨터에 대한 열정과 지식은 상당하더군요. 무엇보다 놀란 것은 열정이었습니다.

프로그래밍, 그래픽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어찌나 열심히 하시던지... 개인 방송국을 운영하시는 분부터 시작해서 왠만한 젊은이는 꿈도 못꿀 방법으로 컴퓨터를 생활에 활용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많이 보고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앤디 2007-02-28 21:17:43     삭제
맞습니다. 어느 정도 적응하신 분들은 정말 놀라운 모습을 많이 보여 주시죠. 한 편으로는 모든 호기심과 열정을 잃어 버린 젊은 개발자들이 있는 반면에 이러한 끊임 없는 강한 열정을 보여 주시는 어르신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나이는 숫자일 뿐인 것 같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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